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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의 미군 주둔 기지 추가 제공과 함의 [제1415호]
      발행일  2023-02-24
    KIMA Newsletter 제1415호(필리핀의 미군 군사기지 제공 함의).pdf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월 31일 한국을 방문해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과 회담한 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 재확인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 제공 방안을 약속했다.

     

    이어 오스틴 장관은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해 지난해 5월에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호세 파우스티노 필리핀 국방장관과 환담하고, 지난 2월 3일 양국 국방장관은 필리핀 내 5개 미군 주둔 기지에 추가해 4개의 기지를 더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필리핀은 2014년 방위협력강화협정(Enhanced Defense Cooperation Agreement: EDCA) 체결 이후 미군 주둔을 허용했다.

     

    지난 2월 4, 5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이번 오스틴 장관의 필리핀 방문과 기존 5개 기지에 이은 4개의 추가 기지 제공의 의미는 미국이 공식적으로 중국을 포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며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필리핀이 이미 미군에 제공한 팔라완, 팜팡가, 누바 에시자, 비사야스, 민다나오 섬 5개 기지들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일방적이며,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위배되는 영유권 주장에 대응한 미군의 필리핀 방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번 4개의 추가 기지는 대만해협에서의 우발적 군사충돌과 위기사태시에 대만에 대한 안보 공약을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만과 약 160㎞ 이격된 필리핀 루손섬 북부지역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할 시 다분히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염두에 둔 군사적 증강 또는 대만 위기사태에 대한 사전 조치로 간주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대만 북부 미야코 해협에 대해서는 일본 난세이 열도의 일본 자위대 배치로 대응하고 있으며, 대만 남부 지역에 대해서는 미군의 필리핀 주둔 및 필리핀과 연례적인 ‘바리카탄 훈련(Exercise Balikatan)’ 등으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며, “미국 국방장관이 2022년 한 해 동안 무려 70발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데 이어 필리핀 방문을 계획한 이유”라고 평가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부터 5일까지 2023년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베이징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양국 경제협력, 남중국해 해양영유권 이슈,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의 공동 에너지 개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마르코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23년 들어 아세안 회원국 정상 중에 처음으로 방문한 사례며, 친미 성향을 보이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중국과의 균형적 정상외교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이번 오스틴 장관의 필리핀 방문과 기존 5개 기지에 이어 4개 기지 추가 제공에 합의한 것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일방주의적 해양 영유권 주장 행위와 중국의 대만에 대한 강압적 위협에 동시에 대응한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 의회와 연구기관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 수단을 통한 대만 무력 점령에 대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적절한 군사적 조치를 못하고, 대만을 “중국 공격 가능성에 불안해 하는 산미치광이(porcupine, 몸에 길고 뻣뻣한 가시털이 덮여 있는 동물)”와 같은 상태를 만들고 있다“는 비난에 대응한 미 국방부의 선제적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또,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둔 시점이자, 2022년에 이어 올해는 미·중 간 미세한 관계 완화가 기대되는 상황에도 미 국방부는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겠다“는 의도로 이해됐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오스틴 장관의 필리핀 방문 기간 중에 중국 스파이 풍선이 미 본토 영공에 진입하는 이슈가 공개되고 이것이 바이든 대통령에 보고돼 격추 명령이 하달된 상황에 직면해 외교적 방문이 연기되는 상황에서, 필리핀이 미군 주둔 기지를 추가로 지원한 것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인식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월 6일 호주 칼 다이어(Carl Thayer) 교수는 ”미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상시 주둔 개념이 아닌 순환주기 개념으로 주둔하고 있으며 그 범위가 호주와 한국에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이 2014년 수빅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를 인도-태평양 지역 주둔 미군에 제공한 이래 루손섬, 팔라완섬 등에 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기지를 제공하는 것은 대중국 견제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나타누 해역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이번 필리핀 결정에 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9일 『The Diplomat』은 ”지난 2월 8일부터 12일까지 마르코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양국 간 경제협력과 국방 및 안보협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필리핀과 일본이 대만해협에 대한 최근 중국 해·공군의 이례적인 군사적 시위에 대응한다는 미국 동맹국의 간접적인 협력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주관으로 『코프 노스 2023(Cope North 2023) 훈련』이 2월 8일부터 24일까지 괌에서 호주·일본·프랑스 공군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되고 있으며,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군사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4일 미 공군 F-22 스텔스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인접 영공에서 중국 스파이 풍선을 격추시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돼 필리핀의 미군에 대한 기지 제공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 출처 : China Daily, December 31, 2022; The Straits Times, January 9, 2023;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February 4-5, 2023; The Diplomat, February 9, 2023; Thayer Consultancy, February 6 & 11, 2023.

     

    * 사진 설명 :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2월 2일 필리핀 국방부에 방문했다.

     

    * 사진 출처 : DoD photo by Chad J. McNeeley(U.S. Secretary of Defense Flickr, CC B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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