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blems of Department of Defense, United States of America
미 국방부는 2021년 10월 1일부터 2022년 9월 30일간 조사한 세계 국가 중에서 미국의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FON)” 권리를 제한하였던 국가의 명단을 담은 『2022 항행의 자유 제한국 보고서(Annual Freedom of Navigation Report: Fiscal Year 2022)』를 지난 4월 21일에 발표하였다. 1979년부터 미 국방부는 매년 항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 명단을 연례 보고서 형식으로 발표하고 있다. 미국은 1982년에 유엔 회원국들이 제정한 유엔해양법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Law of Sea: UNCLOS) 회원국은 아니나, 유엔해양법협약이 그동안 국제사회가 관습적으로 인정한 해양에서의 제반 권리와 의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면서 비록 회원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이 모든 해양에서의 “항행의 자유(FON)”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 국방부는 일부 연안국들이 자국 국내법에 따라 영해(territorial sea)에서의 무해통항(innocent passage), 공해(high sea 또는 open sea)에서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와 상공비행의 자유(Freedom of Overflight),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에서의 해양과학조사(Marine Scientific Survey)를 제한하는 조치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우선 미 국방부는 이번 연례 보고서에서 항행의 자유(FON) 개념을 유엔 회원국들이 1982년에 합의해 1997년에 정식 국제법으로 발효시킨 유엔해양법협약에 제정한 공해에서의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FON)”와 “상공비행의 자유(Freedom of Overflight)”뿐만이 아닌, 12마일 영해에서의 무해통항(innocent passage)을 포함하는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에 대한 주된 이유를 1982년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해양법협약에 합의하기 이전까지 모든 해양에서의 항행의 자유 권리가 허용되어 연안국과 해양사용국들이 자유롭게 해양을 상업적이며, 군사적으로 사용하였다는 과거 관습적 사례와 연안 해군기지에 구축된 대포의 사거리에 따라 영해 범위를 지정한 정도의 제한만 있었다는 사례를 들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은 미 본토가 태평양과 대서양과 동·서부로 접한 연안국이자, 세계에서 해양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해양사용국이라며, 비록 미 의회가 유엔해양법협약을 비준하지 않아 비회원국 자격이지만, 그동안 관습적 국제법을 존중하여 미 국방부는 연안국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군함의 항행 자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1982년에 유엔 회원국들은 연안에 기점(baseline)을 설정하여 최대 12마일까지를 영해로 지정하고, 추가로 12마일의 접속수역으로 지정하였다며, 그 외 해역을 공해(high sea 또는 open sea)로 정하고, 이곳에서의 항행의 자유(FON)와 상공비행의 자유(Freedom of Overflight) 권리를 모든 국가가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이 연안국에게 연안으로부터 200마일까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며, 연안국은 이곳에서 해양환경 보호, 어족자원 보존, 해양과학조사 등에 대한 해양관할권(maritime jurisdiction)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연안국이 최대 200마일까지 해양에 대한 국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연안국 간의 해양 폭이 200마일 이하이어서 연안국이 선포할 수 있는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이 중첩되어 이를 어떤 기준과 원칙에 의해 중첩된 해양에서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정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연안국은 해양사용국의 항해의 자유(FON)를 제한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동아시아의 경우 한반도 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 간 서해, 중국과 일본 간 동중국해, 중국과 아세안 연안국 간 남중국해와 통킹만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연안국들은 국내법을 제정하여 중첩된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항해의 자유를 제한시키는 게 있어 이에 대해 미국이 불만을 품고 있으며, 유엔해양법협약이 아닌, 관습적 국제법에 따라 모든 해양에서 항해의 자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매년 미국의 항해 자유 권리를 제한시키는 국가 명단을 『항해의 자유 제한국 보고서』형식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 러시아, 이란, 말레이시아, 베트남, 소말리아, 아랍에미리트, 한국 등 15개국이 선포한 22개 국내법들이 미국의 항해 자유 권리를 제한한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중국의 경우 1992년 영해법, 1996년 영해 설정을 위한 직선기선(straight line) 제정법, 2002년 중국 주변 해양에 대한 공중 관할권 제정, 2013년 동중국해에 대한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에 의해 영해에서 무해통항에 대한 사전 통보 및 허가제 시행, 남중국해에서의 과도한 영해 선포, 동중국해 상공에 대한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의 사례를 미 해군의 항해 자유를 제한하는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궁극적으로 미국은 세계에게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의한 국제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 국방부는 유엔해양법협약의 비회원국 자격으로 국제법인 유엔해양법협약과 다르게 모든 해양에서의 항행의 자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고 있다. * 출처: Department of Defense Report to Congress: Annual Freedom of Navigation Report, Fiscal Year 2022, April 21, 2023; DoD Releases Fiscal Year 2022 Freedom of Navigation Report, April 21, 2023. 저작권자ⓒ한국군사문제연구원(www.kima.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