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ellite image of South China Sea and The Northeastern postion of South China Sea, USA
최근 미·중 간 전략경쟁이 대만해협에 집중되면서, 그동안 미·중 간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 아세안 연안국 간 해양영유권 분쟁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19일∼20일 동안 개최된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담은 중국의 경제적 거친 위협에 대응하는 경제안보 중요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에 대해 집중하였다. 반면, 그동안 미·중 간 첨예한 대립을 보이던 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간 해양영유권 분쟁에 대한 미국의 역할과 영향력은 관심을 받지 못하였으며, 단지 ‘현상유지 타파 반대’ 정도의 언급으로 마감되었다. 그동안 미군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역사적 권리를 철회하고 남중국해의 산호초 형상을 변형시키지 않고, 인공섬을 군사기지화시키지 말라고 중국에 강력히 경고하였고, 중국의 과도한 해양관할권 주장이 유엔해양법협약과 관습적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무해통행(innocent passage), 항행의 자유(FON)와 상공비행의 자유(Freedom of Overflight) 작전을 통해 중국의 과도한 주장이 무효임을 증명해 보였다. 하지만 미·중 간 전략경쟁이 양국 간 군사적 대립에서 대만해협의 현상유지 문제, 에너지 안보, 부품공급망 재조명, 국제법과 규범에 따른 질서 유지 등으로 확대되면서, 미국의 남중국해에 관한 관심과 영향력 발휘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해양분쟁이 있는 국가들의 태도 변화였다. 중국과 남중국해에서의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베트남이 세계 주요 국가에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공장’으로 부각되자, 미국 등 투자금 유지를 위해 중국과의 서사군도와 남사군도에서의 해양영유권 분쟁을 소강상태로 만든 것이었다. 실제 베트남은 중국과의 서사군도와 남사군도에서의 해양영유권 갈등을 부각하기보다, 한국, 일본과 유럽연합 등과 경제협력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 다음으로 일부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직접적으로 대립하기보다, 대만해협에 대해 미국과 협력을 지향하여 간접적으로 대응하였다. 최근 필리핀 페르디난도 마르크스 주니어 대통령이 이전 정부와의 대중국 정책에 선을 긋고, 대만에서의 위기, 우발사태와 군사적 충돌에서 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5개 기지 제공에서 추가로 4개 기지를 제공하기로 미국과 합의하면서 중국을 간접적으로 견제하였다. 또한, 중국과 남중국해 해양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의 해양안보 역량이 강화되었다. 베트남은 이미 러시아 킬로급 잠수함 6척을 캄란해군기지에 배치하여 중국을 견제하고 있으며, 일부 동아시아 국가로부터 해양경찰 함정들을 이양받아 해양법 집행 역량을 강화하였다. 현재 필리핀 팔라완 반도와 인접한 남사군도 일부 산호초와 섬에서 중국과 영유권과 어업권 경쟁을 치르는 필리핀은 독자형 호위함, 해양경찰 그리고 해상초계기 등을 투입하여 중국 해군, 해양경찰과 해상 민병대를 감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하에 지난 5월 16일 호주 사우스 웨일스 대학교 칼 테이어(Carl Thayer) 명예교수는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보다 대만해협 긴장에 더 비중을 두자,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해 하이브리드(Hybrid)형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에 직면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들이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우선 테이어 교수는 중국이 남중국해 당사국들에 남중국해에서의 행동규범(Code of Conduct in South China Sea: COC) 제정을 제안하면서 남중국해를 중국의 내해(internal sea)로 만드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테이어 교수는 현재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중국과 아세안 간 정립되고 있는 COC가 마치 남중국해에서의 해양영유권 문제를 해결하는 메카니즘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2002년에 중국과 아세안 간 합의한 남중국해에서의 행동원칙(Declaration of Conduct in the South China Sea: DOC)가 너무 포괄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없자, 중국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COC 제정을 국외에 선전하여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해양영유권 갈등, 해양경계 확정, 어업문제, 대륙붕 한계선, 해저 자원 개발 등에 대한 이견이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한 기준과 원칙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남중국해에서의 물리적 충돌과 우발적 사태 방지를 위한 COC를 마치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선전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중국이 은밀하게 대만해협에서의 긴장을 역이용하여 힘의 과시도 아니고 현상유지 타파도 아닌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여 미국이 방심하도록 함으로써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난 5월 24일 중국이 남중국해 산호초 주변 해역에 부이(buoy)를 설치한 것과 중국과 필리핀 간 분쟁 중인 Scarborough Shoal 등에 해상 민병대(Martime Militia)를 대거 상시 배치하여 필리핀 법 집행 기관의 함정과 인원들의 Scarborough Shoal 접근을 거부하는 하이브이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미 해군이 이에 대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궁극적으로 테이어 교수는 중국의 충돌상황도 아니고 법 집행 상황도 아닌 하이브리드형 전략 구사에 대해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과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문하였다. * 출처: Thayer Consultancy, ABN# 65 648 097 123, September 6, 2022; Carl Thayer, Diplomatic Challenges in the South China Sea, May 16, 2023; Global Times, May 24, 2023. 저작권자ⓒ한국군사문제연구원(www.kima.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