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A 정책연구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외전략과 한반도 정책
    Perspective Foreign Policy of Biden President-elected and Korea Polic
    저 자 조성렬
    출 처 제2호
    발행 년도 2020년 12월
    주제 키워드 바이든글로벌민주주의정상회담(GDS)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란핵합의(JCPOA)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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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 대통령 선거 결과와 의미

        

    바이든 후보가 역대 최다득표인 8,128만 표를 얻어 제4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지금까지 최다득표의 기록은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얻은 6,950만 표였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도 비록 낙선했으나 7,422만 표를 얻었다. 4년 전에 6,300만 표로 당선됐을 때보다 1,100만 표 이상을 더 얻은 것이다.

        

    지금까지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경우는 5번으로, 윌리엄 태프트, 허버트 후버,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등이다. 트럼프는 현직에서 재선에 실패한 6번째 대통령이 되었다. 재선에 성공해서 2회 이상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45대 대통령 중 20명으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중에서도 3회 연임을 했으며, 그로버 클리블랜드는 25대 대통령을 지낸 뒤 27대에 다시 당선되어 대통령을 지냈다.

        

    이번 미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35석의 상원의원 선거 개표 결과 전체 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확보하였다. 이는 2016년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이었고, 2018년에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무소속 1석 포함)으로 연속해서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조지아주 상원의원 2석은 2021년 1월 5일 결선투표(run-off)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미 대선 및 상원의원 선거와 함께 실시된 하원의원 선거에서는 전체 435석 가운데 민주당 223석, 공화당 212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기존 의석수는 공화당 197석, 민주당 232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선전으로 공화당이 15석 증가하고, 민주당은 9석이 삭감되는 등 변동이 있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의 결과, 미 민주당이 행정부와 하원을 장악하였지만,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이는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선거캠페인에서 내건 여러 정책들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입법화 추진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요 외교정책들은 하원보다 상원에서 이뤄지고,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최종결정이 보수파가 장악한 대법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의 정책결정에서 집권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입김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미국의 신행정부의 대외정책과 한반도 정책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바이든의 기고문, 선거연설, TV토론, 그리고 바이든 캠프의 주요 인사들이 밝힌 입장 등을 통해 바이든 신행정부의 대외정책과 한반도 정책을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 미 민주당의 대외정책과 바이든 대통령 정치성향

        

    가. 미 민주당의 대외정책 특징

        

    (1) 미 민주당 대외정책의 두 흐름

        

    역대 미 민주당의 대외정책은 크게 트루만 형(型)과 카터 형(型)의 두 흐름이 존재한다. 트루만 형은 이데올로기 색깔이 짙은 국제협조주의를 표방하면서도 하드파워의 효용을 부정하지 않고 힘의 외교를 적절히 구사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미 민주당의 주류의 입장이다. 카터 형은 국제협조주의가 내포한 유연한 이상주의에 바탕을 두고 군사력 증강이나 무력개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으로 미 민주당의 비주류를 대변하는 입장이다.

        

    베트남 전쟁 이후 민주당이 외교안보정책에 취약하다는 인상을 미국민들에게 심어주게 된 것은 당내 반전(反戰) 세력의 영향을 받아 군사력 증강이나 무력개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카터 형 정책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주로 국내 사회문제를 둘러싸고 정책이데올로기 차이로 인한 민주당 내의 분열로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통일된 정책수립이 차질을 빚곤 했다.

        

    미 민주당의 외교안보정책이 부재하다는 미국국민들의 불신은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증폭되어 2002년 중간선거, 2004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연속 패배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강경한 대테러 정책과 달리 민주당이 확고한 안보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자체 평가가 나오면서,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는 2008년 11월 대선 때 트루만 형 외교안보정책에 역점을 두게 되었다.

        

    (2) 미 민주당 대외정책과 진보적 의제

        

    이념을 내세워 공화당의 선거승리를 가져온 이른바 1994년의 ‘깅그리치 혁명’ 이후 미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념적인 간격이 점차 확대되었다. 1950년대 아이젠하워 행정부 이래 40여 년간 의회 내 소수파였던 공화당이 선명한 ‘보수’ 기치를 내건 공화당 하원의장 깅그리치의 지도력에 힘입어 1994년 선거 이후 상하 양원에서 다수파를 차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깅그리치 보수혁명’에 자극을 받은 미 민주당도 진보적 이념색채를 강화하여, 2004년 대선에서의 석패(惜敗)를 끝으로 2006년 중간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상·하 양원의 다수파 지위를 회복하였다. 특히 민주당 내 진보파들은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상원의원을 후보로 추대하여 당선시킴으로써 미국 양당 간의 이념적 간극은 더욱 확대되었으며,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지배함으로써 진보정치의 실현 가능성도 커졌다.

        

    하지만 유래 없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 의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오바마 행정부는 이념적 격차를 선명히 하기보다 초당파 내각을 구성하여 위기 돌파를 모색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오바마 대통령은 진보적 의제를 오바마 케어 등 국내 현안에 국한시키고, 당내 중도보수파 힐러리 클린턴을 제1기 행정부 국무장관에 임명하여 외교를 지휘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계 인물까지 내각에 두루 기용함으로써 급격한 정책 전환을 자제하였다.

        

    이로 인하여 오바마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밀었던 민주당 내 진보파들이 강한 불만을 나타내자, 제2기 행정부에 들어와 웨스트포인트 연설(2014.5. 28.)에서 ‘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하는 등 진보색채를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내 진보층은 2016년과 2020년 대통령선거 경선에서 사회민주주의자 버니 샌더스 후보를 지지하여 돌풍을 야기하였다. 2020년 미 대통령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는 중도사퇴하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에 정책공약에 진보적 의제를 다수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49)

        

        

    나. 바이든의 정치 성향과 주요 정책

        

    (1) 바이든의 정치 경력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president-elect)은 1972년 만 30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상원의원이 된 이후 1978, 1984, 1990, 1996, 2002년에 연속 6차례 당선되었고, 2008년 11월 4일 대통령 선거 및 상원의원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 후보의 부통령 런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그는 1987~95년까지 상원법사위원회를 역임했으며, 2007~2009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2009년 1월~2017년 1월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그는 1988년에 대선후보 경선에 첫 출마했으나 전 영국노동당 당수 닐 키녹(Niel Kinnock) 등 외국정치인들의 연설문을 표절했다는 주장에 휘말려 중도에 사퇴하고 말았다. 2008년 두 번째로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으나, ‘오바마 열풍’ 속에서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첫 번째 경선에서 1% 미만의 지지를 받자 중도 사퇴하였다.

        

    그는 2008년 대통령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후보에 나선 오바마의 인종적 특징을 거론해 논란이 되면서 바이든의 자질론이 대두되었다. 그는 『뉴욕 옵저버』 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를 “발음이 또렷하고, 밝고, 깨끗하고, 잘 생기기까지 한 주류 흑인이 처음 등장했다”며 “동화에 나올 법한 인물”이라고 평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6년 미 대선 캠페인 중에 아내와 딸을 잃은 1972년의 교통사고 속에서 중상을 입고 살아남았던 두 아들 중에 장남 보 바이든(Beau Biden)이 뇌종양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는 등 복합요인으로 결국 그는 또다시 대통령 후보의 출마를 포기하였다.

        

    (2) 바이든의 3대 대외정책 기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외정책은 “미국은 왜 다시 리더가 되야 하나?” 제하의 『포린 어페어즈』 2020년 3·4월호 기고문에 잘 드러나 있다. 이 글을 통해 신행정부가 지향하는 대외정책의 3대 기조를 알 수 있다.50)

        

    첫째는 국내 민주주의의 갱신(Renewing Democracy At Home)이다. 이를 위해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권위주의 공세에 대응하며, 인권증진을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추진되었던 핵안보정상회의를 본받아 ‘민주주의 정상회의’(The Summit for Democracy)를 신설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둘째는 중산층을 위한 대외정책(A Foreign Policy For The Middle Class)이다. 그는 중국을 비롯하여 경제 원칙을 무너뜨리는 세력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미국은 스스로의 혁신과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경제안보가 국가안보이며 미국의 통상정책은 중산층을 강화하는 정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셋째는 리더 지위의 회복(Back At The Head of The Table)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테러 퇴치에 주력하되 미국의 역량을 갉아먹는 갈등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에서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의 퇴치같이 미시적인 임무에 투입된 미군을 철수할 것이며 예멘에서도 퇴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대외정책에서 외교가 미국의 주된 정책 수단이어야 하며, 외교를 통해 공통의 이해를 찾아내고, 관계를 이어가며, 갈등요소들을 관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자신의 정당한 몫을 부담해야 하지만 미국의 동맹에 대한 목적이 방위비 분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 관련해 협상팀에게 권한을 최대한 실어줄 것이며 동맹국들과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함께 지속가능하고 조율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후보는 부통령 재임 당시 오바마 대통령(당시)과 주요한 대외정책에서 입장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러 반군 활동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정부에게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하는 데 찬성한 반면,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이나 아프가니스탄 미군 병력 증강과 같이 불요불급한 전쟁 개입에 반대했으며,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과 같은 내정간섭행위에 반대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보다 원칙적이면서 다소 온건한 입장을 보였다.

        

    <표 1>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의 대외정책 입장 차이(당시)

    구 분

    오바마 대통령

    바이든 부통령

    우크라이나 대전차 미사일 제공

    반 대

    찬 성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찬 성

    반 대

    아프가니스탄 미군 병력증강

    증파 (17,000명+30,000명)

    반 대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조기퇴진 찬성

    반 대

        

        

    3.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전략

        

    가. 미 민주당 정강 초안: 리더십 회복

        

    미국 민주당은 2020년 7월 27일 발표한 정강 초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의 명성과 영향력을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후 이를 폐기하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52)

        

    민주당 정강은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동맹에서 탈퇴하는 ‘미국 우선주의’시대를 시작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그 반대로 세계와의 재결합, 동맹 재구축을 위한 노력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바이든 신행정부가 취할 대표적인 조치로서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인권위원회, 파리기후변화협정(PCA) 등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국제기구나 협정으로 복귀하는 것은 물론, 2018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지화된 이란핵합의(JCPOA)도 복원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미국의 해외 군사적 개입과 관련해서는 2014년 5월 오바마 대통령(당시)이 밝힌 ‘오바마 외교독트린’을 계승하여 목표가 분명하고 달성 가능한 경우, 미국의 중대한 이익 보호라는 조건이 충족됐을 때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53) 이에 따라 고위급회담을 통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완전철수, 탈레반과의 평화회담의 추진을 공약했다.

        

    또한 민주당 정강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비난하고 협의도 없이 독일에서 미군 철수를 위협했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일방적인 해외미군 감축 위협은 미국이 외교적 합의나 상호방위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의심받게 하는 행동으로 적대국들이 꿈꿔왔던 방식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때문에 동맹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나. 분야별 대외정책

        

    (1) 동맹정책: 동맹의 복원과 재구상

        

    바이든 신행정부가 밝힌 대외정책의 핵심은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을 복원·강화하고 재구상(Restore and Reimagine Partnerships)함으로써 국제협력을 이끌어내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것이다.54) 이에 따라 임기 첫해에 부패 척결, 권위주의 반대, 인권 증진을 목표로 내건 글로벌민주주의정상회의(GSD)를 개최하여 민주주의 연대(coalition of democracies)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55)

        

    바이든 대통령은 무엇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복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원국 1개국에 대한 공격은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56)이라고 명시한 나토 조약의 제5조 규정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저버렸으며 독일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독미군의 감축을 결정하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이 핵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방위비분담금을 무리하게 늘려 동맹국인 한국을 갈취하려 하였다고 비난하였다.57)

        

    신행정부는 중국,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로부터 세계를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방어해야 하며, 경제안보가 국가안보라면서 중국 등과의 미래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전세계 민주주의국가들의 결속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국가들이 혁신적 우위를 선점해 민간 주도의 5G 네트워크를 개발해 네트워크 보안 및 사이버 공간 위협에 대응하자고 역설했다.

        

    신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망가뜨린 역사적인 동맹체계를 복원(restore)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롭게 재구상(reimagine)하겠다고 약속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동맹체계는 옛소련과의 재래식 전쟁을 억지하고 옛소련을 봉쇄하는 데는 성공적이었지만,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확대해나가고 시장경제를 취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기존의 동맹체계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58)

        

    (2) 중국 정책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부터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시절까지 친중 성향을 유지해왔다. 그는 미국의 최대 전략적 실수로 평가되는 중국의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허용에 바이든이 앞장섰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이던 2000년 9월 중국과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를 지지하는 원내 연설과 찬성투표(pro-PNTR vote)를 한 바 있다.59) 또한 그는 2011년의 『뉴욕타임즈』 칼럼에서 “중국이 성공하면 우리나라가 덜 번영하는 것이 아니라 더 번영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60) 그는 부통령 시절인 2013년 12월 아들 헌터 바이든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10일만에 헌터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국영 중국은행(BOC)의 15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 투자가 성사되어 중국 정부의 로비가 아니냐는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경제적으로 급부상하자 그의 대중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 시절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61) 2020년 1월 체결된 트럼프 대통령의 ‘제1단계 미·중 무역협정’을 비판하며 베이징의 ‘큰 승리’라며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 증가로 중국의 불법적 불공정한 경제 관행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국제무역규칙 위반, 부당한 보조금 지급, 미국기업 차별, 지적재산 절취를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식의 고율관세가 아니라 기존 무역법을 활용한 중국에 대한 표적 보복과 동맹국 연합전선 구축을 대안으로 주장하였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미국내 반중 정서가 고조되면서 친중 이미지를 탈피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에 나서면서 중국의 부상을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난하며, 중국에 맞서는 것이 외교안보정책 최우선순위 중 하나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중국 전선의 모든 분야에서 ‘동맹 강화’를 방법론으로 제시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 해군의 주둔을 늘리고, 한국,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의 관계를 심화해 태평양강국으로 미국을 재활성화”하겠다고 공약했다.62) 그는 중국당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해 홍콩의 자치와 민주적 절차를 침해한 데 대해 트럼프의 대응이 미약하다면서 중국 책임자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신장지역에 100만 명 이상의 이슬람교도들을 억류한 것을 지적하며, 미국은 유엔안보리의 비난 뿐 아니라 관련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제재도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3) 러시아 정책63)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약화, 유럽연합(EU) 분열, 미국 선거제도 훼손을 꾀하며 “서구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수십억 달러를 돈세탁하기 위해 서구의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하였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하며, 러시아의 군사적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동유럽에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에 가한 제재를 필요하다면 지속적이고 확대해야 하며, 우크라이나 동부영토 내 친러시아 반군에 맞서기 위해 정부군에 무기를 지원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 정책목표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감축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1979년 소련지도자 브레즈네프와 미 대통령 카터가 서명한 제2차 전략무기제한협정(SALT-Ⅱ)에 대해 미 의회가 비준을 거부하자, 소련외상 그로미코를 만나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며 상원 외교위원회의 반대 입장을 변경시키겠다고 약속해 성사시킨 사례가 있다. 바이든 신행정부는 핵무기 비축량을 줄이기 위해 2021년 종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treaty)의 연장을 비롯해 모스크바와 새로운 무기 통제협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제명된 러시아의 G7 재가입을 주장하자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그의 러시아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기존의 G-7을 확대해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G-11로 확대하자는 주장에도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 대신 가치를 공유한 각국의 국가지도자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글로벌민주주의정상회의(GSD)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4.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정책

        

    가. 대북 정책

        

    (1) 한반도 비핵화와 군비통제 접근법

        

    바이든 대통령은 신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북한 비핵화와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64)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캠프 공식 웹사이트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외교를 비판하며 북한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65)

        

    북핵 문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된다. 그는 “(북한의)미사일이나 핵무기는 한 대도 파괴되지 않았으며, 조사관 한 명도 현장에 있지 않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 전임 부시 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 때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아직 미 본토를 타격할 수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은근한 무시’, ‘전략적 인내’ 정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북핵 해결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청사진으로 자신이 부통령 당시에 체결한 이란핵합의(JCPOA)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당선된다면 이란핵합의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해 평화적 북핵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의 핵능력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보다 핵시설의 추가설치를 금지하고 기존 핵시설의 수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대가로, 미국이 제재해제와 국교정상화를 제공하는 군비통제(arms control) 접근법이다.

        

    신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토니 블링컨은 2018년 6월 『뉴욕타임즈』 기고문에서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국제감시 하에 농축과 재처리 인프라를 동결하며, 제한된 제재완화를 대가로 일부 핵탄두와 미사일을 파괴하도록 하는 잠정합의(interim agreement)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66) 또한 2019년 1월 미국 CBS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가까운 시일 안에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므로 군비통제(arms control)에 따라 시간을 두고 군축 과정(disarmament process)을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67)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지속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협상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협조할 경우 제재 완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후퇴시키는 작고 검증가능한 조치를 취한다면, 약속 위반 때는 제재를 즉각 복원하는 가역적 조치임을 전제로 북한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선별적 제재 완화(targeted sanctions relief)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68)

        

    바이든 신행정부가 북·미 양자 협상을 추진할 경우, 실무진의 협상을 통해 위로 올라가는 버텀업(Bottom up) 방식의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지지하나 트럼프-김정은 대화는 성공하지 못했고 부분적으로 역효과를 낳아 ‘독재자 합법화’에 그쳤다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 지속을 지지하지만 김 위원장과의 직접 개인외교는 계속하지 않을 것이며,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최종목표인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하고 핵폐기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 민주당 정강(Democratic Party Platform 2020)에는 (1) 동맹국들과 함께, 외교적 방식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지역적 호전성에 의해 제기되는 위협을 억제하고 봉쇄할 것, (2) 비핵화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이고 조정된 외교 캠페인을 전개할 것을 공약하였다.69) 이와 관련해 양자 협상이 아닌 다자협상으로 북핵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나, 과거 6자회담 방식이 될 것 같는 않다. 당시는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을 맡아 주도했지만, 최근 미·중 관계를 고려할 때 이러한 방식의 다자협의체를 구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보다는 한·미·일 3자 협의체를 복원하여 동맹 간의 공조를 강화하면서 합의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을 활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표 2> 트럼프와 바이든의 북핵 문제 접근법 비교

    트럼프 행정부 정책

    바이든 대통령 공약

    톱다운 방식 - 정상회담으로 해결

    버텀업 방식 - 실무협상을 거쳐 정상회담으로

    양자방식 - 한국 참여도 불원

    다자방식 - 한국, 일본 및 중국 등 참여 고려

    일괄타결식 접근 - 리비아해법은 배제

    단계적 점진적 접근 - 이란핵합의(JCPOA) 방식이 모델

        

    (2) 대북 제재와 인도적 지원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북 제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적 지원도 함께 이루어지는 투 트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대북 경제제재의 변화 가능성은 낮으나 제재의 틀 내에서 허용 가능한 인도적 지원의 폭을 넓히고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전향적으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문제는 물론 인권유린, 납치자 문제 등 민주주의적 가치와 인권문제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아 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강 초안(2020.7.27.)에 “북한주민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주의적 원조를 지원하고 인권 침해를 중단하도록 북한 정권을 압박할 것”이라고도 명시하고 있다.70)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미국 정부의 대북 경제제재의 틀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정치제도와 인권부분의 상당한 개선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글로벌 차원의 문제이므로 도덕적·이념적 차원에서 인류의 공생을 위해 선진국들이 인도적 지원과 같은 공공재를 지원하여야 한다는 정책취지에는 적극 호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인도적 지원문제를 인류 공생의 문제, 글로벌 위기인 감염병 공동 극복의 문제 틀에서 접근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3)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 관계정상화

        

    한반도 종전선언이 가역적이고 상징적인 정치선언이라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핵문제의 진전에 따라 종전선언 추진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촉진을 위한 결의안’을 추진해 왔으나 116기 연방하원의 회기가 끝나 자동폐기 되었다. 차기 연방하원 외교위원장 후보인 브레드 셔먼, 그레고리 믹스, 호아퀸 카스트로 등 3명이 117기 연방하원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어 성사가 기대된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협정의 경우는 유엔사령부의 존립 근거, 나아가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 근거를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인하여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확신을 서고 검증 완료된 뒤에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북한에 대해 주한미군과 유엔사령부와 관련한 미국의 기득권을 보장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옵션 중에 미국과 북한의 외교관계 정상화는 후순위의 옵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의 외교관계 정상화는 북한 핵문제의 진전뿐만 아니라 인권문제 등이 먼저 개선된 이후 고려 가능한 옵션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지지하나 트럼프-김정은 대화는 성공하지 못했고 잠재적 역효과를 낳아 ‘독재자 합법화’에 그쳤다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71) 그는 북한과의 협상 지속을 지지하지만 김 위원장과의 직접 개인외교는 계속하지 않을 것이며,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최종목표인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하고 핵폐기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나. 한미동맹의 갱신

        

    (1) 한미 방위비 분담금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동맹에 관해 “한미동맹을 통하여 공동번영과 가치, 안보 증진, 국제사회 도전에 공동 대응”한다는 인식을 보여주었다.72) 이는 바이든 신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도력과 영향력이 상실되었다고 판단해, 훼손된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동맹의 변환을 통해 국제사회의 도전에 대응한다는 정책기조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기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동맹의 갈등을 야기한 방위비분담금 증액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월 22일 열린 대통령선거 TV토론과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주한미군 철수라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는 식의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73)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한·미 실무진이 합의한 13% 인상안 수준에서 타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 문제로 주한미군의 위상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다.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정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동맹 압박용으로 주한 미군을 포함하여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미군 12,000명 감축 발표에 대해, 바이든 후보측 앤서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은 신행정부에서는 감축계획을 백지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74).

        

    (2) 주한미군과 전작권 전환

        

    미국은 북핵 협상보다는 자국의 영향력 증대를 정책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보이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을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쓸 것을 우려해 상·하 양원에서 통과된 「2019국방수권법」, 「2020국방수권법」 및 미 하원을 통과한 「2021국방수권법」에서 까다로운 감축 조건을 설정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대북 압박과 동시에 대중 압박으로도 유용한 군사 부문의 카드로 판단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점에서 북핵 협상이 부진할 경우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기하거나 축소한 연합군사연습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원상회복을 우리 정부에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미 신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한미 국방당국 간에 진행되어온 3단계 전작권 전환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8월 제1단계 기초운용능력(IOC) 검증평가를 통과하였으나, 2020년 8월에 실시된 한미군사연습은 코로나 19로 인해 축소실시되는 바람에 제2단계 완전운용능력(FOC)검증평가는 이루어지지 못했고 2021년으로 연기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검증평가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에 실시하기 어렵게 되었다.

        

    미 신행정부가 외교안보라인을 인선하고 동아시아 및 한반도 정책 대한 검토를 최종적으로 마무리 하는 시점은 내년 여름쯤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정세가 급격히 악화되거나 우리측의 준비태세가 현저히 미흡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작권 전환은 ‘조건’을 충족하는 대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3)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미·일 협력

        

    현재 2016년 7월 사드 배치 이후 3단계 성능개량사업으로 △유선지휘방식의 원격무선방식 전환, △사드 레이더 활용한 패트리엇의 교전능력 지원, △저고도용 패트리엇과 고고도용 사드의 통합운용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와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사드체계가 정식 배치될 뿐만 아니라, 성능개량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의 복원을 중시함에 따라 한·미·일 협력의 복원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 간의 갈등에 대해 당사자 해결원칙을 내세워 개입을 자제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적극적으로 한·일 갈등의 봉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었던 오바마 행정부 때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한·미·일 군사정보보호약정(TISA, 2014.12.)과 한·일 위안부 합의(2015.12),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2016.11)이 체결된 전례가 있다.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본격화된 아시아재균형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한국이 인도-태평양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언급했듯이, 미국 신행정부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전략과 ‘항행의 자유 작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 3> 미국의 대 중국 전략 변화와 중국의 입장

    구분

    미 국

    중 국

    트럼프

    바이든

    시진핑

    하나의

    중국

    TAIPEI Act (2019)

    TAIPEI Act +

    반국가분열법 (2000)

    안보전략

    FOIP & FONOP

    FOIP & FONOP

    일대일로(BRI)

    Quad & Quad plus

    Quad & GSD

        

    Five Eye plus

    Five Eye

    -

    경제전략 

    EPN

    TPP (← CPTT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FTA

    Clean Network

    Clean Network

    쌍순환 전략

    * TAIPEI Act: 타이완 동맹 국제보호·증진 발의법(The Taiwan Allies International Protection and Enhancement Initiative Act), FOIP전략: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 FONOP: 항행의 자유 작전, Quad: 미·일·호·인 4개국 협의체, Five Eye: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 정보공동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PTT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출처) 필자 작성.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강하게 밀어부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의 확장을 위한 ‘쿼드 플러스’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3일 도쿄에서 열린 쿼드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내부 이견 때문에 공동성명의 채택이 무산되기도 했다. 10월 20일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도 “쿼드 확장을 위한 미국의 계획된 정책은 없다”면서 “쿼드가 다소 정의되지 않은 실체인 만큼 확장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혀 당분간 ‘쿼드 플러스’를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75)

        

    바이든 신행정부는 인도-태평양판 나토로 인식되어 동맹국과 우호국들에게 부담을 주는 방식의 ‘쿼드 플러스’를 추진하는 대신에, 이미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했듯이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의 글로벌민주주의정상회의(GSD)를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발휘해 중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5. 미 신행정부 출범과 한미관계 시사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변칙적인 정책과 기본적인 민주주의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태도로 인해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가 무너지고 민주주의 동맹이 훼손되었으며, 중국의 도전에 부응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을 동원하는 능력이 약화됨으로써 미국의 안보와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76)

        

    바이든 신행정부의 대외정책 목표는 중국의 추격을 좌절시키는 데 두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관계를 훼손시킨 채 정책대안도 없이 미국 단독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서는 바람에 목소리만 컸지 실효성이 없었던 데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규범과 제도에 기초하면서 동맹의 복원과 재구상을 통한 다자주의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신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아직 구상 단계라 어떻게 구체화될지 단언할 수는 없다. 만약 신 행정부의 정책이 트럼프 방식의 부정과 오바마 시대로의 회귀에 그친다면 중국의 추격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모르나 저지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미어셰이머 교수가 지적했듯이,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 GDP의 70%에 육박한 상태에서 속도 늦추기로는 중국의 추격을 저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77)

        

    국제분쟁에 대한 바이든의 정책은 오바마 독트린처럼 미국의 군사개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교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도 동맹국들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적대국들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미국의 불필요한 국력소모를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도한 줄세우기로 나타나거나 남중국해 분쟁에 한국군의 참여를 요청하는 등 ‘연루’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78)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특성으로 볼 때, 한·미 간에 갈등요인이 됐던 방위비분담금이나 전작권 전환, 한미군사연습, 그리고 주한미군 감축 문제 등은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그 동안 포괄적인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했던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충분히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미 신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관련해 일본의 일방적인 대한(對韓)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야기된 한·일 갈등에 개입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한·일 갈등은 양국이 과거사와 현안을 분리하는 투트랙(two track) 방식으로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미 신행정부가 관여하여 한·일 간의 갈등을 일방적으로 조정하려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미국에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접근방식과 태도의 차이가 있을 뿐 미국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는 자국의 국가이익이다. 한미동맹이 우리의 국가 생존과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트럼프 행정부든 바이든 행정부든 우리나라가 대미 관계에서 지키야 할 원칙은 중장기적인 국가목표 아래 국가이익을 토대로 한미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 참고문헌

    49) Katie Glueck, Shane Goldmacher and Glenn Thrush, “Now Comes the Hard Part for Joe Biden,” The New York Times, April 8, 2020.

    50) Joseph R. Biden, Jr., “Why America Must Lead Again: Rescuing U.S. Foreign Policy After Trump,” Foreign Affairs, March/April, 2020.

    51) Hans Nichols, “Biden's doctrine: Erase Trump, re-embrace the world,” AXIOS, July 12, 2020.

    https://www.axios.com/joe-biden-doctrine-allies-matter-foreign-policy-d0d37753-6701-415b-bb69-ab60d0354662.html

    52) Michael Scherer, “Democrats propose new draft to party platform, revealing shifts in focus since 2016,” The Washington Post, July 22, 2020.

    53) 오바마 대통령이 미 육사졸업식(2014.5)에서 밝힌 ‘오바마 독트린’은 “‘2개의 전쟁’에서 지불한 대가가 너무 컸다”면서 ① 다자주의: 동맹, 우방의 국제공조로 국제분쟁 해결, ② 온건파 반군 지원 및 대테러방식 전환, ③ 미국 안보이익이 직접 침해될 때만 무력사용한다는 원칙을 가리킨다.

    54) Joseph R. Biden Jr., “The Power of America’s Example: The Biden Plan for Leading The Democratic World to Meet The Challenges of The 21st Century,” July 11, 2019. https://joebiden.com/americanleadership

    55) op. cit.

    56) NATO Article 5: “The Parties agree that an armed attack against one or more of them in Europe or North America shall be considered an attack against them all…”

    57) 2014년 NATO회원국들은 새로운 위협에 공동대응하는 집단방위(collective defense)의 일환으로 GDP 2%를 국방비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에 대해 "한물간 것"이라며 "다른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Sarah Pruitt, “What Is NATO’s Article 5?,” https://www.history.com/topics/cold-war/formation-of-nato-and- warsawpact.Jul. 19, 2018.

    58) 김현욱, “바이든 대 트럼프의 외교정책 전망,”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년 9월 24일, pp. 20~21.

    59) David Bossie, “Biden wrong on China his entire career-let's look at the record,” Fox News, May 15, 2020. https://www.foxnews.com/opinion/biden-wrong-china-career-check-record-david-bossie

    60) Joseph R. Biden Jr., “China’s Rise Isn’t Our Demise,” The New York Times, Sept. 7, 2011. 해당 원문은 다음과 같다. “I remain convinced that a successful China can make our country more prosperous, not less.”

    61) Candidates Answer CFR's Questions, “Joe Biden Answers Our Questions,” December 24, 2019. https://www.cfr.org/election2020/candidate-tracker/joe-biden

    62) The Editorial Board, “Joe Biden, Former vic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The New York Times, Jan. 19, 2020; Kurt Campbell and Ely Ratner, “Competition without Catastrophe,” Foreign Affairs, 2019.

    63) Candidates Answer CFR's Questions, “Joe Biden Answers Our Questions,” December 24, 2019. https://www.cfr.org/election2020/candidate-tracker/joe-biden

    64) 조 바이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 『연합뉴스』 2020년 10월 29일.

    65) Joseph R. Biden Jr., “The Power of America’s Example: The Biden Plan for Leading The Democratic World to Meet The Challenges of The 21st Century,” July 11, 2019. https://joebiden.com/americanleadership/

    66) Anthony Blinken, “The Best Model for a Nuclear Deal with North Korea? Iran,” The New York Times, June 11, 2018.

    67) “Anthony Blinken talks with Michael Morell on ‘Intelligence Matters’,” CBS News, January 19, 2019.

    68) Edward Goldring, “How Would Joe Biden and Kamala Harris Handle North Korea?,” The National Interest, August 20, 2020.;Daniel Larison, “What Is Kamala Harris’ Foreign Policy?” The American Conservative, August 14, 2020.

    69) 미 민주당 정강 중 북핵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Together with our allies—and through diplomacy with North Korea - we will constrain and contain the threat posed by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and its regional belligerence. We will build a sustained, coordinated diplomatic campaign to advance the longer-term goal of denuclearization.” The 2020 Platform Committee, 2020 Democratic Party Platform, July 27, 2020, p. 90.; “Full Analysis of the December Democratic Debate,” The New York Times, Dec. 20, 2019.

    70) 미 민주당 정강 중 대북 인도지원 및 인권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we will not forget the people of North Korea—Democrats will support humanitarian aid and pressure the regime to cease its gross human rights abuses.” The 2020 Platform Committee, op. cit.

    71) https://www.cfr.org/election2020/candidate-tracker/joe-biden

    72) 조 바이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 『연합뉴스』 2020년 10월 29일.

    73) 같은 글

    74) 『연합뉴스』 2020년 7월 10일.

    75) 『연합뉴스』 2020년 10월 21일.

    76) Joseph R. Biden Jr., “The Power of America’s Example: The Biden Plan for Leading The Democratic World to Meet The

    Challenges of The 21st Century,” July 11, 2019.

    77) John J. Mearsheimer,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updated edition, W.W.Norton & Company, 2014, chap. 10.

    78) 2013년 12월 방한한 바이든 부통령(당시)은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게 좋은 베팅인 적이 없었다”며 당시 우리정부의 친중 태도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위원
    조성렬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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