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 KIMA

    북한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을 통해 드러난 북한군의 정책과 위상
    North Korean military policy and status revealed through a feverish ceremony for the 75th anniversa
    저 자 이호령
    출 처 33호
    발행 년도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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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차 당대회를 앞두고 10월 10일 0시에 개최된 이례적인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은 코로나와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난과 지난 8~9월의 태풍피해에 따른 수해복구를 겪고 있는 북한의 3중고에 비춰볼 때 화려했고 북한의 자위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당창건 75주년은 7차 당대회 이후 5년간의 성과를 대내외에 보여주고자 했겠지만, 경제적 성과가 없는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위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북한군에 대한 감사와 군의 전반적이고 포괄적인 역량 향상을 강조했다. “올해에 예상치 않게 맞다든 방역전선과 자연재해복구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다”며 북한군이 적대세력의 위협에 대한 방어뿐만 아니라 방역 전초선과 재해복구전선에서 국가의 방위주체로 임무수행을 훌륭하게 있다고 격찬했다. 또한 5년 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과 비교해봐도 북한 군사력의 현대성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그리고 발전속도를 누구나 쉽게 가늠할 수 있다며 자축했다. 특히 자위적 정당방위를 앞세워 김 위원장은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고...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쳐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통해 처음으로 11축 TEL에 새로운 ICBM을 싣고 나왔고, 새로운 SLBM의 북극성 4형을 선보이는가 하면, 2019년에 시험발사했던 신형 4종 무기 및 신형전차, 신형 반항공 미사일, 신형 개인화기와 개인장비 등 북한군의 현대화를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 양 옆에는 지난 10월 5일 당정치국 회의를 통해 인민군 원수로 나란히 고속 승격한 리병철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이 있었다. 따라서 본 소고에서는 새로운 전략무기와 새롭게 현대화된 북한의 재래식 무기, 병사들의 개인화기 및 장비 그리고 북한군의 디지털 군복 변화와 더불어 북한군부 인사들의 고속승진이 함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군사정책의 변화에 맞춰 그 함의를 찾아보고자 한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군사정책

    2019년 4월의 시정연설과 12월의 5차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강조한 자위력 강화 부분은 크게 세 가지 점에서 정책발전을 보여 왔다.

        

    첫째, 획기적인 방위전략 발전을 내세우며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신형무기의 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8월 16일 ‘새 무기’1) 시험발사를 지도한 후의 발언과 2020년 3월 21일 시험발사 지도를 한 후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북한의 방어전략의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8월 16일 시험발사 후, 김 위원장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서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 새로운 성과들이 연이어 창조되고 있다며...첨단무기개발성과는 주체적 국방공업발전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있는 기적적인 승리이며 자위적 국방력강화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되는 커다란 사변”2)이라며 주체적 국방건설사업에 전국가적인 총력과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데 이어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나가기 위한 단계별 목표를 국방과학연구부문과 군수공업부문이 총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서 2020년 3월 21일 ‘북한판 ATACMS’인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있은 뒤, “최근에 개발한 신형무기체계들과 개발 중에 있는 전술 및 전략 무기체계들은 방위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우리당의 전략적 기도 실현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것”3)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4월 북한의 전략적 결단 이전이 자위력 강화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집중됐다면,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는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더불어 방어력 강화를 위한 재래식 전력의 능력 고도화와 질적 향상 및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둘째, 포병중시사상과 화력타격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포병강조는 김일성 시대부터 강조되어 온 북한군의 특징임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의 포병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층 더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북한은 2016년 7차 당대회 때 무력건설 포병현대화 전략적 방침에 따라 신형 방사포 300mm보다 구경과 사거리, 생존성을 한층 더 높인 신형 대구경 조정방사포, 초대형방사포의 시험발사를 2019년 이후부터 2020년 3월까지 계속해 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21일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서 포병훈련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가도록 포병훈련의 질을 높이고 실전화하도록 과업을 제시한데 이어서 “인민군포병무력을 누구나 두려워하는 세계최강의 병종으로 강화하는 것을 제일 중대과업으로 내세울 것”4)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포병무력 강화, 포병부대들의 기동력 향상, 포사격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보장하도록 훈련을 높이고, 장비된 포들의 전투동원준비를 항시적으로 완벽하게 갖출 것”5)을 요구했다. 종합하면, 북한은 포병전력 강화를 위해 두 가지의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하나는 화력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훈련의 강도와 횟수를 증대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포병부대에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무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올해 초 김 위원장의 화력타격 훈련지도 때 신형 무기 KN-23, KN-24, KN-25와의 시험발사가 동시에 진행된 점이나, 그 자리에 참관한 당 간부, 군사과학 간부, 군 지휘관들이 참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포병전력 강화를 위한 구형과 신형무기와의 배합성에 대한 전략적, 전술적 평가 및 새롭게 개선할 포병역량이나 이에 필요한 무기 업그레이드 및 신형 무기 개발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됐을 것이다. 이러한 추이는 포병국장 출신의 박정천이나 핵미사일 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던 리병철을 비롯한 국방과학간부들이 2019년부터 권력서열이 빠른 속도로 높아진 것과도 연계된다.

        

    셋째, 국방과학 및 군수공업 분야 엘리트들이 승진과 더불어 권력 중심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2020년 신형무기 시험발사와 관련해 수행한 인물과 승진한 인물들을 보면 국방과학과 군수공업 분야의 엘리트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김정은 위원장이 4차례의 헌법수정을 통해 국방위원회와 선군사상, 군 관련 조항들을 삭제시킴으로써 당 중심의 애민주의 정책으로 군보다 경제중심의 정책을 펼치는 착시현상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이 삭제된 부분을 국방과학과 군수공업이 대체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발사한 신형 무기들 시험발사와 관련해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김책공대 자동화연구소장, 정승일 등 국방과학부문의 지도간부와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유진 당 부부장 등의 참석이 잦았는데, 리병철을 제외하고 대부분 2016년, 2017년 이후 전략무기 시험발사에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거나 현지에서 맞이했던 인물이었다. 리병철 부위원장의 경우는 2019년 12월 당정치국 위원,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당군수공업부장에서 2020년 4월 국무위원으로 2020년 5월에는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그리고 2020년 10월 인민군 원수로 초고속 승격했고, 박정천 총참모장의 경우는 2019년 4월 군 대장, 2019년 9월 총참모장, 2019년 12월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 2020년 4월 당 정치국 위원, 2020년 5월 차수, 2020년 10월 원수로 초고속 승격했다. 이외에도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은 2017년 7월에 상장이 됐고, 전일호 김책공대자동화연구소장도 2019년 8월에 상장을 달았다. 한편, 이번 열병식을 통해 미사일부대를 이끄는 전략군사령관이 김락겸에서 김정길 상장으로, 그리고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도 박수일에서 방두섭으로 각각 교체됐는데, 이들 또한 2016년 이후 빠른 승진을 해 온 인물들이다. 북한군은 새로운 전략 및 전술 무기개발과 새롭게 현대화된 재래식 전력체계에 맞춰 군 인사를 자주 단행했고 주요 군부 인사들이 정치국 위원으로 당 권력 중심부로 이동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전과 차별성을 보인다.

        

    북한군의 위상?

    그러나 북한의 자위력강화 증대가 북한 군부의 영향력 증대나 위상강화와 비례했다고는 볼 수 없다. 김정일 시대가 선군 정치로 군의 위상이 높아졌다면, 김정은 시대는 군의 위상은 낮추되 군의 실질적 전투능력을 향상시키는 정책으로 선회했다고 볼 수 있다. 조직규모나 의사결정체에서의 군의 위상을 보면, 2016년 6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산하의 인민무력부가 새로 신설된 국무위원회 산하로 옮기면서 인민무력성으로 개명되었고, 주로 군 행정만을 담당하게 됐다. 더욱이 국무위원회가 ‘국가주권의 최고정책 지도기관’으로 규정되면서 국방위원회는 정책수립과 감독을 하되 결정권은 없어졌다. 또한 당중앙군사위원회도 7차 당대회 이후 기존의 17명 중 군종과 병종 사령관을 해임하며 12명으로 축소시키고 부위원장직을 폐지하고 내각총리를 합류시켰다. 이는 군에 대한 당의 통제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대북제재 상황에서 내각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군이 지원해 주는 정책으로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당의 결정사항들에 대한 내각의 집행력 강화를 의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같은 직책이라 할지라도 군 출신과 군 출신이 아닌 사람 간의 당내 위상이 달랐고, 군 관련 직책이 감시와 통제기관의 직책보다 교체가 잦다는 점도 군부의 위상 약화와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총정치국장을 맡았던 군 출신의 김정각은 임기도 매우 짧았을 뿐만 아니라, 최룡해나 황병서와 달리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닌 정치국 위원에 그치는 등 군부 출신의 당 내 최고위직 진출이 제한됐다. 그리고 2019년 하노이 회담결렬 이후 주요 직책의 교체 대상이 9.19 군사합의에 서명한 인민무력상 노광철과 총참모장 리영길인 반면, 감시와 통제기관인 총정치국,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의 장들은 유임되거나 지위이동에 따라 교체됐다.

        

    2020년에 이르러서야 리병철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고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지만, 이를 북한 군부의 영향력이나 위상 증대로 보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오히려 김정은 시대의 군부는 철저히 당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따르는 충성집단으로 길들여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 군부 인사 중 가장 많은 계급 강등과 회복을 겪은 인물이 박정천 총참모장일 만큼 고속승진 뒤에는 철저한 군부 길들이기가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더군다나 주요 보직 인물들 상당수가 총정치국 출신임을 감안해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은 총정치국을 통해 군대를 조직적, 사상적으로 확고하게 통제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에 대한 도전가능성을 차단하고 충성집단으로 길들이면서 군부의 위상을 의도적으로 낮춰왔다고 볼 수 있다.

        

    나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병식을 통해 보여준 북한군에 대한 감사와 의존은 궁극적으로 북한군의 위상과 영향력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7차 당대회 이후 북한군을 조직적으로 위상과 영향력을 감소시키고자 했지만, 5년 뒤 당창건 75주년 기념행사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했듯이 북한군은 고유한 임무인 자위력 강화뿐만 아니라 방역과 재난복구 사업에서도 선두적인 역할을 해줬다. 북한당국은 3중고에 빠진 북한을 8차 당대회를 통해 타개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이를 위해서는 북한군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8차 당대회 이후 북한군의 위상과 역할, 그리고 영향력은 한층 더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
    이호령
    외부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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