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 KIMA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실태와 함의
    Implementation of UN Security Council Sanctions on North Korea and Implications
    저 자 양영모
    출 처 33호
    발행 년도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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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안보리, 순차적으로 대북 제재 강화

        

    유엔 안보리의 본격적인 대북 제재는 2006년 6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안보리 결의(1695호)로 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면서 시작되어 15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그해 10월 최초의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안보리는 유엔 헌장 7장 41조를 인용,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핵실험은 ‘세계 평화를 위협, 파괴하는 행위’로 규탄하면서 핵·미사일, 탱크 등 무기 거래를 금지하는 결의(1718호)를 채택함으로써 북한 제재 조치의 시초가 되었다. 안보리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할 때마다 결의를 반복하면서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누적적으로 적시하고 제재를 강화했다. 2018년 12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열 번째 안보리 결의 2397호는 과거 아홉 번의 안보리 결의를 다음과 같이 적시하고 있다.

        

    10건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중 핵심적인 내용은 <표 1>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현황에서 보는 바와 같다. 첫째, 모든 WMD(핵·미사일 포함) 관련 장비, 기술과 재래식 무기의 수출입 금지와 이와 관련되었다고 의심되는 금융거래, 선박 검색, 해운/항공운항 등을 제재하는 것이다. 둘째, 핵·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재원으로 석탄 등 자원 수출과 해외 노동자 파견 등을 차단·송환하는 것이다. 셋째, 정유제품, 원유를 제한하여 북한의 군수산업 운영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다. 넷째, 북한의 제재 회피 및 위반의 네트워크인 해외공관 및 외교관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다. 다섯째, 북한 주민의 민생 수요가 충족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사치품 수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상기 제재와 관련된 개인 및 단체는 모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여 여행, 금융거래 등을 제한하는 것이다. 유류 수입, 자원 수출, 해외근로자 송환 등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북 경제 제재 조치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2016년 3월부터 시행되었다. 안보리 대북제재 15년 동안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더라면 북한 경제체제는 벌써 붕괴하였을 것이다.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안보리 결의 사항 이행 결과를 살펴보자.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결의 이행 확인 및 보고

        

    대북제재는 안보리 1718 제재위원회(이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담당하며 전문가 패널(The Panel of Experts, 이하 패널)이 보좌하고 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의 최초 핵실험 당시 미국 유엔 대사 John Bolton이 주도한 결의 제1718호에 따라 설립되었으며, 안보리 상임, 비상임 이사국 15개국 대표로 구성되었다. 패널은 2009년 6월 2차 핵실험 직후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따라 대북제재위원회를 보좌하도록 대북제재 분야 전문가 7명(상임이사국 및 한국, 일본)으로 구성하였다. 패널 수장은 영국 출신 Hugh Griffithsrk 맡아 왔으며 한국인 윤종권 씨가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유엔 안보리 홈페이지에 게재된 대북제재위원회 회의와 패널 토의 장면이다.

        

    패널은 지난 5월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 보고서를 발간했다. 패널의 연중 활동 정기보고서이다. 패널 보고서는 유엔 회원국들이 제출한 보고서, 일부 회원국이 제공한 정보(특히 미국의 위성 영상) 그리고 자체 조사 등을 통해 확인한 결의 위반사항을 망라하고 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사전 회원국들의 보고 가이드라인과 11개 항목, 50개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한 바 있다.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사항 이행은 모든 회원국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모든 회원국은 어떤 안건에 찬성, 반대 혹은 기권을 할 수 있듯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권리도 있는 것이다. 또한, 유엔 회원국 중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북한과 이해관계가 밀접한 나라도 상당수에 이른다. 올 1월 말 기준 유엔 회원국(193개국)의 2016~2017년 사이 안보리 결의 5개에 대한 보고서 제출 현황은 결의 2270호 114개국(59%), 결의 2321호 106개국(54.9%), 결의 2371호 89개국(46.1%), 결의 2375호 92개국(47.7%), 결의 2397호 77개국(39.9%)으로 전체 49.5% 수준이다. (패널 보고서 75쪽)

        

    유엔 회원국의 안보리 결의 보고 국가가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보고한 내용의 정확성도 확인할 수 없지만, 보고서는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제재 결의 내용을 얼마나 이행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회원국들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관련 주의를 환기하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패널 보고서, 북한의 은밀한 제재 회피를 지적

        

    2020년 패널 보고서는 8개 부분 및 부록 266쪽으로 개요, 해상 제재, 금수 조치, 금융, 핵 및 미사일 관련 최근 활동, 제재의 비의도적 영향(인도적 문제), 회원국이 제출한 이행보고(실제 보고서의 2/3 분량), 제안 순으로 구성되었다. 지난해 보고서는 436쪽 분량으로 남북정상회담 시 벤츠 리무진으로 평양 시가를 행진하는 장면이 실려 있고(보고서 43쪽), 패널 명단까지 포함한 구체적인 보고서로 평가되었다.

        

    올해 보고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중요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관련하여 “2019년에도 북한은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았다. 핵실험은 하지 않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영변 5MW 경수로와 평산의 엘로우 케이크(핵연료봉 제조 원료) 생산 공장이 가동 중이다. 새로운 단거리 탄도 미사일, 잠수함 발사 미사일 등 25발을 13회에 걸쳐 시험 발사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해상 환적(ship to ship transfers)과 관련, 북한은 2019년 10개월간 외국 선박과 61회의 불법 거래를 통해 원유 56~150만 배럴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였으며 관련 증거들을 제시하였다. 2020년 1월까지 북한에 3만 톤의 정유 제품을 공급한 러시아와 2.3만 톤을 공급했다고 보고한 중국에 추가 입증 자료를 요청했다. 북한은 석탄, 모래 등을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해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 2019년 5~8월 사이 북한의 남포, 태안항에서 47척의 선박이 중국 항저우만으로 54만 톤 상당의 석탄을 운반하는 등 총 370만 톤의 석탄을 수출했으며 이 중 280만 톤 정도는 북한 국적의 선박에서 중국 바지선에 환적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2017년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 항구를 통해 수입한 한국의 5개 회사 및 관련자 4명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3억 7천만 불 규모의 석탄 수출 등 자원 거래를 통해 획득한 수익은 핵, 미사일 프로그램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 및 단체 제재와 관련하여 보고서는 만수대 예술단의 10년간 중국 내에서 계속된 공연, 콩고에서 금광 개발, 에스테리아와 국방 컴퓨터 협력과 2009년부터 계속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커넥션,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장비와 재래식 무기 수출에 관여하고 있는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221총국으로 개칭)가 역시 안보리의 무기 금수 제재 대상국인 이란에서 여전히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기술하고 미얀마와 군사 협력, 스웨덴, 스위스 생산 로봇 제품, 베네수엘라와 군사기술협력, 예멘과 협력사업 등이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파견 노동자와 관련, 2019년 5월 중국 센양 유엘리 장식회사는 5명의 북한 프로그램 기술자를 새로 고용했고 베트남, 네팔에서 정보기술 업체가 활동 중이고, 이태리의 북한 축구선수 3명,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의료진 20여 명, 캄보디아의 북한 레스토랑이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9년 11월 기준, 중국, 러시아, 캐나다,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프리랜스 정보 기술자로 위장한 북한 노동자는 적어도 1,000명 이상이며 매월 정보 기술자 1인당 1,700불, 연간 2천40만 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송환과 관련 50개 회원국만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북한은 고급 승용차와 술, 로봇 기계 등 사치품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 평양 태성 백화점에서는 고급 시계들을 판매하고 있다. 2대의 Mercedes-Benz-S class 600 세단의 북한 수출과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고급 세단은 독일 공장에서 이태리 국적 선박에 적재되어 네덜란드 로데르담, 일본 오사카, 한국 부산, 러시아 극동항을 경유하는 등 중국 대련의 한 회사 운송되는 과정에서 송장 변경 등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위장, 은폐를 계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산 Lexus LX 750도 수출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그 외에도 홍콩, 싱가포르 회사가 중국을 경유하여 벨라루스산 보드카와 러시아산 보드카 9만병(100ml)을 수출한 것도 확인하였다.

        

    북한은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국제 은행 시스템에 접근하여 가상화폐 획득과 사이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2019년 월 평양에서 국제 암호 화폐 컨프런스를 개최하는 등 금융기관에서 암호화페를 교환하는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다수의 보안업체에서 북한과 동유럽 사이버 범죄 조직 ‘Trickbot Group’과의 연관성을 제보하였다. 2016년, 2017년 두 차례 패널에 대한 해킹이 있었는바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북한의 총정찰국, 군수공업부가 해외 정보기술자 운영 등 사이버 공격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패널은 대북제재위원회에 효과적인 제재를 위해 총 39개 항을 건의하였다. 해상 불법 환적과 관련 회원국들이 적시(매월)에 북한에 공급되는 정유제품, 원유 현황을 보고해야 함을 강조하였고, 제재 위반 선박 14척(타국 선박 12척, 북한 선박 2척)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도록 선명을 제시하였다. 석유 제품 운반에 의심되는 선박들에 대한 정보공유의 중요성과 선박 운항 시 선박자동식별장치(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s)를 끄는 행위에 대한 단속, 회원국 보고의 투명성, 상품 거래·공급·중개회사들의 최종 고객에 대한 식별 대책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기타 위원회 운영, 회원국들의 결의 이행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유엔 회원국들의 결의 이행과 관련하여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올해 3월 및 지난해 8월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2개국이 대북 결의를 위반하였으며 전년도 56개국보다 6개국 더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콩고민주공화국, 에리트리아, 이란, 시리아 등 9개 나라가 군사 부문에서, 중국, 싱가포르, 세네갈, 오스트리아 등 26개 나라가 사업·금융 부문에서, 독일, 온두라스 등 17개국은 부품 조달 부문에서, 마셜 제도, 파나마, 바누아투 등 17개국은 운송 부문에서, 러시아, 한국, 베트남 등 21개국은 수출 부문에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적시했다. 중국의 위반은 군사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60건, 전체 위반 건수의 25%라고 밝히고 중국은 제재 위반 혐의를 시정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 강화

        

    미국 정부는 안보리를 통한 대북제재와 별도로 국내법에 의한 독자적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나 여타 국가들은 강제성이 없는 안보리 제재보다 Secondary Boycott(북한 제재를 어기는 제3자에 대한 제재)을 행사하는 미국의 제재를 더 두려워한다.

        

    미국은 ‘2016년 북한제재 정책 강화법’과 이의 이행을 위한 세 개의 대통령 행정명령, 2017년 8월 ‘미국의 적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통한 대응법’ (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일명 ‘러시아·이란·북한 패키지 제재법’을 적용해 북한제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는 북한과 관련된 55개 해외기업, 선박 등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고 ‘국제 운송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은 “미국의 행정력이 미치는 곳에서는 북한 정부와 조선노동당의 재산, 이권을 모두 차단하고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모든 미국인의 대북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북한과 관련한 행정 실무 및 절차, 항공기·금융·자산 차단, 외교 공관, 외국 금융기관, 대외 무역, 수입, 의료 서비스, 비정부기구, 특허, 서비스, 통신, 유엔, 선박 등 16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결론 : 안보리 대북제재 및 이행의 함의

        

    안보리 대북제재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중국을 비롯해 의도적으로 대북 제재를 무시, 위반하는 국가들이 전 세계에 산재해 있고 북한의 교묘한 제재 회피 활동으로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만큼 대북제재 이행은 ‘조직적인 실패’(systematic failure)라고 견해가 있다. 반면, 패널의 보고처럼 북한의 해상 불법 활동뿐 아니라 사이버 영역, 노동자 문제 등 많은 분야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와 유엔 회원국들의 미온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제재 위반과 관련된 광범위한 사례들을 수집, 정리, 보고 및 전파한 그 자체로서 대북제재는 성공적이라는 견해가 있다. 안보리 제재에 대해서도 중국, 러시아 등은 해제를 주장하고 미국, 유럽 국가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남북 간 협력은 예외사항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북제재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안보리 대북제재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안보리의 대북제재 시스템이 작동하는 한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 협력정책은 시행하기 어렵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정상 선언, 9·19군사합의, 철도연결 착공식 등 남북 간 합의가 있었지만 제대로 시행된 것은 없다. 최근 통일부에 추진한 한국 설탕 167톤과 북한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의 술 35종(1억5000만 원 상당)을 맞바꾸는 물물교환 계약도 개성고려무역인삼무역회사가 대북제재 대상 리스트에 포함된 단체로 확인됨으로써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둘째, 미국은 안보리 제재 이외에도 국내법에 의한 독자적인 제재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 정부가 대북협력은 미국의 정책과 마찰을 초래하게 된다. 한미 정부는 한국의 남북협력과 미국의 비핵화 추진을 조율하는 한미워킹그룹을 가동 중이다. 일부는 한미워킹그룹이 한국의 정부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거나 위반할 소지가 있는 조치를 금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가 조치가 없는 한 남북 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획득하기 곤란할 것이다.

        

    셋째, 안보리 대북제제에는 국제정치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세), 지역 패권 경쟁의 큰 틀 속에 한 부분이 되었다. 한국이 자칫 안보리 제재를 가벼이 여기고 남북협력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제재 위반 국가로 간주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위원
    양영모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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