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구에 대한 접근이 어느 정도 윤곽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유증 ’지우기‘이다.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추진에 따라 보호주의 무역, 중국과의 관세전쟁, 거래 위주의 외교, 다자주의 경멸(disdain) 등으로 미국이 스스로 고립되는 형국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인계하였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 주요 이슈를 중국과의 전략경쟁으로 집중하면서 자유, 인권과 투자 투명성 등에 대해서는 유일한 강대국으로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9일 발표된 『미 국가안보전략 잠정안』에서 미국이 되돌아 왔고, 외교가 다시 작동될 것이며, 동맹이 강화될 것임을 천명하면서, ① 미국의 우세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② 군사보다 자유, 민주와 인권을 외교정책 기조로 다시 세우며, ③ 중국의 도전에 대해 동맹국과 파트너십 국가와의 협력으로 공동대응하고, ④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합심한다면서, 미국의 주된 도전세력은 중국이라고 단정하였다. 특히 글로벌 위협을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등의 새로운 보건위협, 핵무기 확산, 기후변화에 의한 위기 조기도래, 파괴적 과학기술 통제 미흡 그리고 민족주의적 극단주의 확산 등으로 제시하면서 미국은 세계와 함께 공동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중국의 도전이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 1위 이슈라면서 그 이유를 중국이 주변국에 대해 더욱 강압적인 외교, 경제, 군사 및 기술적 압박을 증가하고,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소홀히 한 자유, 민주와 인권을 원칙으로 동맹국과 파트너십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점차 공세적이며, 강압적으로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의 군사 위협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주요 관건이라며, 이를 다음과 같은 2가지 최근 문건을 중심으로 평가하였다.
첫째, 지난 3월 9일 인도-태평양 사령관 필립 데이비드슨 제독이 발표한『인도-태평양 사령관의 지휘지침(US Indo-Pacific Command Posture, March 9, 2021)』이다.
인도-태평양 사령관 데이비드슨 대장은 현재 인도-태평양 전구 상황을 ① 중국군이 양적 팽창으로 미국에 도전하며, ② 미군의 질적 우세가 점차 희석되고 있으며, ③ 미국의 전통적인 중국 군사력 억제력이 점차 감소하며, ④ 중국이 주변국은 물론 미국의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십 국가들을 압박하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에 지난 3월 9일 사령관지침을 통해 ① 인도-태평양에 주둔한 미군이 합동군으로 융합하여 전투력을 강화하며, ②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한 시나리오와 전투 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③ 동맹국과 파트너십 국가들과의 연대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증진시키며, ④ 연합훈련과 연습을 강화함과 동시에 전투실험 등의 과학기술 협력을 증대하는 4대 원칙을 제시하였다.
특히 데이비드슨 대장은 이를 통해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동맹국과 파트너십 국가와 함께 미국의 도전과 지역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어떠한 도전에 대해 신뢰성 있는 전투력을 보일 것이며, 이를 통해 미래 위협과 도전을 억제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둘째, 지난 3월 21일 일본이 주관하여 화상회의로 개최된『쿼드 지도자 회의(QUAD Leaders’ Summit: The Sprit of the QUAD – March 12, 2021)』 공동발표문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 인도 나렌드라 모디 수상, 일본 요시히데 스가 총리가 참가한 가운데 화상회의로 개최된 이번 회의에서 공동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공동선언문에 포함되었다.
우선 자유와 개방을 원칙으로 하는 인도-태평양과 자유와 민주를 지향하는 국제법과 규범에 의한 지역 국제질서는 훼손되어서는 아니 된다. 특히 해양안전과 질서를 중시하며, 해양안보를 쿼드의 공동이슈로 이해한다며,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한 인도-태평양 해양에서의 질서를 존중한다.
다음으로 쿼드는 아세안의 중립성과 동질성을 존중하며, 아세아가 주도하는 지역안보와 질서 확립을 지지한다.
또한, 쿼드 지도자들은 매년 1회 이상의 개인적 양자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를 위해 쿼드 회원국 외교부 장관 간 실무회의를 자주 개최하여 쿼드의 정신과 기조를 인도-태평양 지역에 확산시키는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쿼드는 2020년 초반부터 확산된 COVID-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백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에 대응하고 혁신적 기술 개발과 관련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실무진 회의를 개최하는 후속조치를 발표하였다.
이에 안보 전문가들은 이들 2개 문건 내용들을 중심으로 ①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질서를 주도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 되돌아왔으며, ②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하에 미군과 미국 주도의 다자협력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③ 중국의 팽창을 억제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의 우세를 기반으로 동맹국과 파트너십 국가와 함께 협력하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에 대한 정책 기조라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일부 부정적 평가도 있다. 우선 지난 3월 19일 『Japan Times』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접근 정책은 기본적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이라면서 아직도 아세안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신뢰를 보이지 않고 있어 쿼드+ASEAN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들었다.
또한, 인도 전략연구소와 호주 로위 연구소는 쿼드 공동선언문의 경우 특별한 내용이 없었으며, 정작 중국에 대한 협력보다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협력이 주요 내용이었다며, 아세안 주도의 『지역 포괄적 경제협력(RECEP)』에 인도가 참가하지 않는 주된 이유라고 들었다.
반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칼 시어르 교수는 지난 4월 17일 미 국무성이 국무성 동아시아와 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한국과 일본 담당 마크 내퍼(Marc Knapper) 부차관보를 베트남 대사로 임명한 것은 그동안 미국과 베트남 간 관계를 개선하고 아세안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일본, 호주, 인도와 한국뿐만이 아닌, 아세안에 관해서도 관심을 두기 시작하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궁극적으로 곧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상기 내용이 주로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의 도전을 억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출처: Statement of Admiral Philip S. Davidson, US Navy Commander, US Indo-Pacific Command Posture, March 9, 2021; White House QUAD Leaders’ Joint Statement: The Spirit of the QUAD, March 12, 2021; Advocate Tanmoy, March 14, 2021; Japan Times, March 19,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