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수 조셉 나이 교수는 현재 악화되고 있는 미중 간 전략경쟁에 대해 갈등 위주의 전략경쟁보다, 협력 위주의 전략경쟁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지난 11월 4일 미『뉴욕타임스 국제판(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은 다음과 같이 조셉 나이 교수의 특별논단을 보도하였다. 이 논단에서 나이 교수는 미국과 구소련은 이념과 군사의 2개 분야(dimension)에 대해 소모적 경쟁을 하였으며, 안보 전문가들은 이를 냉전(Cold War)이라고 정의하였다.
하지만 미국과 구소련 양국 간 경제적이며 사회적 교류와 협력은 거의 없었으며, 이는 군사적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공산주의 진영과 자유민주주의 진영 간 이념 대결 국면이었으며, 양대 진영을 주도하는 미국과 구소련은 군사적 대결을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경제와 사회적 개혁에 실패한 구소련이 경제발전과 사회적 개혁에 성공한 미국에 패배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을 배워 개혁과 개방 정책을 추진하여 중국 부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당시 미국이 구소련을 대륙과 해양으로 포위하기 위해 나토와 동아시아 국가와의 상호방위조약 체결 등을 하였으며, 이들은 상대국과 직접 대립하기보다, 양대 진영 주도국을 지원하는 형태의 군사력을 운용하였다.
다행히 미국과 구소련 간 대화(talking)가 끊이지 않아 각종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군비 통제 조약들이 체결되어 양국 간 직접적 군사 충돌을 회피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전쟁이 없는 차가운 전쟁(Cold War)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나이 교수는 현재의 미·중 간 전략경쟁은 이념, 군사, 경제사회 분야(dimension)에서 전방위적으로 치러지고 있다며 이념과 군사적 대결은 과거 냉전시 양상이나, 경제 사회적으로 상호의존적 관계(interdependence)에 있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디커플링(decoupling)을 하여 상대국의 경제력을 약화한다는 논리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중국이 무역을 하고 있는 국가들이 중국과의 교역량이 미국과의 교역량보다 많은 상황이며, 미국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1조 달러의 무역량을 나타내었다.
문제는 안보와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호보완적인 경제적 의존성을 무시하고 이를 이념과 군사 경쟁국면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사회적 교류 및 협력 규모는 이미 양국 간 사회구조(social-fabric)적 형태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며,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우수한 사회구조를 배우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나이 교수는 이러한 미국과 중국 간 경제, 사회적 교합(inter-twined)이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확산, 지구 기후변화와 과학기술 연구개발 등에 의해 더욱 심화하였으나, 미·중 전략경쟁을 너무 냉전적인 이분법적(two-dimension) 시각으로 접근함으로써(나이 교수는 중국이 항상 주장하는 미국이 냉전적 시각으로 중국을 대한다는 뜻이 아니며, 이는 미국과 중국 국가 지도자 모두가 대책 없는 경쟁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논단에서 설명하였음) 상대국의 약점만을 공격하는 감정적 경쟁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하였다.
더욱이 지구 기후변화 때문에 초국가적 위협들이 세계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상황에 미국과 중국이 초국가 위협에 대한 협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경쟁국면을 유지하며 오직 군사적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 경쟁만을 지향하고 있어 우려가 된다고 지적하였다.
모든 측면에서 우세한 입장에 있는 미국이 중국을 교화(proselytize)시키기보다, 경쟁국으로 지목하여 마치 전략경쟁에서 이기면 세계 안보이슈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그동안 중국이 미국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중국의 힘을 배양하고 미국에 도전한 것도 큰 착오였으며, 이는 최근 미 해군의 독보적 핵추진잠수함(SSN) 기술을 호주 해군에 이전하기로 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하였다.
실력 없는 중국이 미국에 도전한 것에 대해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선언하여 중국 유학생과 과학자들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 거절, 경제적 디커플링 그리고 동맹국을 동원한 세력 과시 등은 오히려 중국 지도자들에게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는 착오에 빠지도록 하였으며, 이는 중국 인민의 피해만이 아닌 미국과 세계 모든 국가들에 손해가 되는 현상이었다.
지금 중국은 시진핑 주석 사상을 배우고 찬양하는 권위주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현상이다.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것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다며, 이를 과거 냉전시 이분적 경쟁 구도에 경제 사회적 경쟁 구도까지 포함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방향으로 일부 안보 전문가들이 이를 신냉전(New Cold War)이라고 정의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우세한 군사력을 가진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도전에 대해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선행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초국가적 위협에 대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지, 상호의존적인 경제, 사회적 분야를 무시하여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과 파리기후 협정에서 탈퇴하여 미국 스스로 고립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궁극적으로 나이 교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후유증을 넘어 신냉전 시대라는 오명을 극복하여 향후 미래지향적인 미·중 전략경쟁을 하기를 전망하였다.
* 출처: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November 4, 2021, p. 12 +14; USNI News, October 23, 2021;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November 1,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