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7일 미 하버드 대학교 존 에프 케네디 대학원 산하 『벨퍼 기술안보 연구소(Belfer Center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Affairs)』는 『미국과 중국 간 하이테크 경쟁 국면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번 보고서는 벨퍼 기술안보 연구소의 강대국 간 전쟁 방지 프로젝트에 의해『미·중 간 트키디테스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Destined for War: Can America and China Escape Thucydedes’s Trap?)』 책자를 저술한 그래함 앨리슨 교수가 주도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중국을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8가지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평가를 고려할 시 지금은 미국에 대한 도전 또는 위협은 아니나, 향후 10년 이후는 미국과 동등한 경쟁자로 출현할 것으로 평가하였다.
다음으로 지난 50년간 미국은 중국이 경제, 군사 및 사회 구조적 측면과 지정학적 경쟁에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상상도 안 했으나, 지난 20년 동안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이 되는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전략적 평가(strategic guidance)가 잘못된 것이 아닌, 정치적 파동, 혼란과 분열(political reflex)에 따른 결과였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이는 글로벌화 시대에 따라 중국에 정보통신 기술 혜택을 주었으며, 이를 중국 정부가 일관되고 야심차게 지원한 결과라며, 이러한 성과들이 201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아울러 현재 중국은 지난 50년간 미국이 우위를 견제해 온 분야들에 대해 미국에 도전하고 있으며, 전(前) 미 중앙정보국 웰리암 번즈 국장이 지적한 바와 같이 중국은 15억 스마트폰, 2천5백만 대의 자동차, 2억5천만 대의 컴퓨터를 움직이는 거대한 정보화 국가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중국의 2021년-2025년 제14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 의해 회토류 등 신소재, 고속철과 대형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기술, 스마트 제조와 로봇기술, 우주항공 엔진, 베이더우 위성위치확인 체계 응용, 신에너지 차량과 스마트 차량, 첨단 의료장비 및 신약 개발, 농업 기계 등 8대 산업과 인공지능, 양자정보, 집적회로, 뇌과학, 유전자, 바이오 기술, 임상의학과 헬스케어, 우주 심해와 극지 탐사 7개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중국을 아직도 노동집약적 OEM 생산, 환경을 무시한 저가 물품 생산, 대규모 공장 능력에 의한 경제력만을 지향하는 것으로 잘못 평가한 결과라며, 이제는 중국을 새로운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기 위해 전력질주하는 경쟁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경쟁자로 등극하는 시키는 2030년쯤으로 될 것이라며, 이는 축적된 경제력,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 투자, 연구개발 환경 조성, 새로운 과학기술의 응용, 투자전략 개발과 슈퍼컴퓨터 체계 구축 등에서 나타나리라 전망하였다.
이번 보고서는 향후 10년 이후에 중국은 미국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동등한 경쟁자 지위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첫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자료 축적으로 중국은 이미 14억 인구의 저력을 통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에 있어 세계 수위급이며, STEM 박사 과정을 수료하는 고 학위 직위는 미국의 2배이다.
둘째, 미국은 4G 시대이며, 5G 시대이다. 중국은 1억 5천만 명의 5G 사용자가 있으며, 차세대 6G 관련 세계특허 중 미국은 18%지만, 중국은 35% 수준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현재 중국의 5G 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이다.
셋째, 양자 컴퓨팅(QIS)이다. 이번 보고서는 양자 컴퓨팅만은 중국이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고 단언하였다. 예를 들면 2018년 양자 컴퓨팅 관련 특허 건수에 있어 미국이 363건인 것이지만, 중국은 1,157건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특히 중국 시진핑 주석은 제기한 2030년을 목표로 한 『메가 프로젝트(mega project)』에 따라 중국은 미국 구글이 사용하는 슈퍼컴퓨터 보다 약 100억 배의 속도를 갖춘 양자 컴퓨팅 개발에 성공하였다고 평가하였다.
더욱이 양자 컴퓨팅 국제학회 등재 과학잡지에 발표된 논문이 지난 10년 동안 미국이 4,295건, 중국은 3,706건으로 비교적 대등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양자 컴퓨팅 암호화 관련한 특허는 미국이 117건이나, 중국은 517건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넷째, 반도체이다. 현재 중국 반도체는 미국, 한국, 대만과 비교 시 약 20년 뒤처져 있으나, 이들 3개 국가의 반도체 점유율이 2019년 37%에서 12%로 감소하였으며, 2030년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미국 10%로 하향될 전망이지만, 중국은 24%, 대만은 21%, 한국은 19%, 일본은 13%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시진핑 주석은 2030년에 중국 반도체 생산 비율과 미국, 대만과 한국과의 기술 차이를 1-2년으로 줄이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다.
다섯째, 바이오테크놀로지이다. 이는 게놈과 분자 생물학 등 자연 과학분야를 응용과학으로 전환하는 능력으로 DNA 서열(CRISPR) 관련 특허는 세계 전체특허와 비교 시 미국 3%, 중국 16%이며, 바이오 약품과 치료에 있어 시장 점유율은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이 7%에서 22%로 확대되었다.
특히 DNA 서열(CRISPR) 관련 논문 발표 건수는 2018년 기준으로 미국이 2,967건, 중국이 2,059건으로 과거와 달리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여섯째, 그린 에너지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태양광 패널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그린 에너지 원천인 리튬 50%, 폴리실리콘 60%, 희토석 70%, 천연그래파이트 70%, 코발트 80%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이는 향후 중국이 그린 에너지 제품 생산에 있어 핵심 부품공급을 거의 점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중국이 이를 ‘무기화’하면 세계 그린 에너지 시장은 붕괴된다고 우려하였다. 일곱째, 거대적 동력(Macro Drivers)이다.
이는 국가 주도의 연구개발, 연구환경, 인력 양성과 과학기술정책 등을 의미하며, 2020년 기준으로 중국의 국가 단위 연구개발 예산은 미국의 90%에 이르고 있어 향후 10년 후에는 중국이 미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10대 회사 중 중국 회사가 6개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위기로 본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연구개발 예산을 확장하였으나, 의회는 23억 불을 삭감하였으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2025년에 미국 실리콘 밸리와 같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연구개발 예산 격차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실제 2000년 미국 2,700억 불, 중국 300억 불에서 2020년 미국 6,400억 불, 중국 5,800억 불로 좁아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보고서는 미국이 지난 50년간의 우위에 너무 자만하였다면서 현 추세라면 중국이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과의 첨단 과학기술 수준과 규모에 있어 미국의 동등한 경쟁자로 부상하리라 전망하였다.
* 출처: Avoiding Great Power War Project, The Great Tech Rivalry: China vs the United States, Belfer Center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Affairs, Harvard University Kennedy School, December 6,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