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일본 방위력 강화에 대한 행보가 군사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 9월에 아베 신조 총리의 사임에 이어 스가 요시히데 내각이 출범하였으나, 1년 만에 퇴진하고, 지난 10월에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출범하였다.
이들 3명의 총리가 이끄는 내각 특징은 방위력 예산 증가이었으며, 이는 지난 4월 16일 전 스가 요시하데 총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이 “일본은 동맹 및 지역 안보 보장을 위해 일본 방위력을 강화할 것을 결의했다”라고 발표한 것에서 증명되었으며, 당시 일본 전문가들은 역대 미일 정상회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가장 적극적인 방위력 강화 문구이다”라고 평가하였다.
이어 지난 10월 4일 취임한 비교적 온건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이전 아베와 스가 총리보다 가장 적극적이고 강력한 방위력 강화를 위한 조치들을 하고 있다.
우선 지난 11월 26일 일본 국무회의를 통과한 추가 경상예산 35조 9,895억 엔 (약 376조 원)에서 처음으로 역대 최고 규모인 7,738억 엔 (약 8조 원)을 방위력 개선으로 책정하였으며, 기존 방위력 개선 예산 5조 3,422억 엔과 합치면, 6조 1,160억 엔이 되어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6조 엔을 넘어섰다. 일본 방위력 개선 예산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1979년 미키 다게오 총리가 군국주의 부활 방지를 위해 방위력 개선 예산을 일본 국내 총생산액(GDP)의 1% 미만으로 기준을 설정한 이후 2012년 이후 8번의 GDP 1%를 넘는 사례가 나타났다.
특히 지난 9월 29일『NPR』은 ”일본 집권당 자민당은 지난 10월 말 중의원 선거에서 방위력 개선 예산을 GDP 대비 2%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세웠다고 보도하였다.
일본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일본 기시다 내각의 방위력 개선 예산 증가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 증가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올해 『일본 방위 백서』에서는 구매력(PPP) 기준 한국과 러시아의 국방비가 일본 방위력 개선 예산을 넘어섰다고 언급하여 방위력 개선 필요성을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으로 미국의 일본에 대한 역할 증대 요구이다. 이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하여 방위력 개선 예산 증강, 미일 방위조약의 조어도(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적용 선언 그리고 일본에 대한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 등에서 이미 나타났으나, 지난 10월 8일 『교도뉴스(Kyoto News)』는 10월 9일 일본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에게 일본이 향후 더 큰 역할과 이를 위한 방위력 개선 예산을 증가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고 보도한 기사에서도 증명되었다.
이를 두고 군사 전문가들은 미·중 전략경쟁에 부담을 갖는 바이든 대통령과 평화헌법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보수 성향의 일본 기시다 내각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것이며, 일본은 보통국가의 역할을 모색하면서 동북아시아에서의 나름의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기시다 내각은 과거 아베 내각이 추진하였던 집단 자위권 관련 평화헌법 해서 변경에 찬성하면서 지난 10월 6일 취임 이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기시다 내각의 방위력 개선 핵심은 ”적 기지 타격 능력“ 강화라고 공개하였다. 이는 아베 총리가 일본이 중국과 북한으로부터의 탄도 미사일 위협에 맞서 대응 능력을 구축하면서 일본이 공격을 받기 이전에 선제적으로 적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었다.
지난 12월 6일 『Japan Times』는 일본 자위대가 미쓰비시 중공업이 개발하는 12식 지대함 미사일을 2028년대 말까지 사거리 1,000km 이상의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개발할 계획으로 1,000억 엔 (약 1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아베 총리 때부터 추진한 것으로 현재 보유한 사거리 100-200km의 단거리 미사일 능력을 넘어 방어적이기보다 선제타격을 의미하는 공세적 방위력 구축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안보 전문가들은 일본 기시다 내각이 적 기지 타격 능력 구비를 위해 방위전략의 포괄적 검토, 국가안전보장전략 문서와 방위계획 대강 개정, 가칭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의 입안 등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시다 내각의 적 기지 타격 능력 구비는 평화헌법이 규정한 ”일본이 공격을 받을 때만 방위력을 사용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내년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논란이 될 예정이며, 만일 자민당과 공명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도 보수성향의 방위력 개선 논의가 어려울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이에 기시다 내각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일본형 자본주의’ 모델 제시, 코로나바이러시(COVID-19) 대응을 위한 ‘공공보건 체계’ 개선 등의 국내 공약으로 국외 문제를 만회하여서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기시다 내각은 중국과의 대만해협 갈등 등을 우려하여 이번 내각에 친중 성향 인사인 하야시 요시마사 의원을 외무상에 임명하는 등의 중국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미국의 요청대로 방위력 개선 예산을 증가시키고 중국을 겨냥한 적 기지 타격 능력을 갖추지만, 외교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2월 1일 대만 싱크탱크가 주최한 행사에서 아베 전 총리가 ”대만해협에서의 유사(有事: 이는 일본으로는 물리적 분쟁임)는 일본의 유사이며, 미일 동맹의 유사라고 강력한 발언을 한 사례에서도 확인되는 사항이다.
즉 일본은 기시다 내각이 신중하게 적 기지 타격 능력을 갖추면서 중국에 대해 ‘대만 카드’를 사용하면서 합리화시키는 이중적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1일 이후 중국은 전 아베 일본 총리가 중일 관계의 마지노선을 넘었다면서 원색적 비난을 하면서 조어도에 대한 영해 방어에 집중할 그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궁극적으로 향후 일본의 미국의 역할 증대 요구와 국내 보수성향 내각 연속 출범 그리고 중국과 북한으로부터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보통국가화를 위한 방위력 개선 강황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출처: Brookings, September 29, 2021: NPR, October 4, 2021; Reuters, November 5, 2021; Japan Times, December 6, 2021; Kookbang Daily, December 10,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