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부터 발발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49일째(4월 13일 기준) 접어들고 있으며, 많은 안보 및 군사 전문가들이 우려한 바와 같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물리적으로 점령하기 위한 영토 전쟁이 아닌, 미국과 나토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와 심지어 비정부 단체(NGO)가 참가하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세계 전쟁(New World War)』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째, 지리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역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역에서의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의 지리적 범위를 벗어난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 (rule-of-law democracy)-대-이를 훼방하는 현상타파 권위주의(authoritarian international order)” 대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 4월 13일 미국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자유시장경제(free-market economy)와 독재자의 도둑정치(dictatorship kleptocracy)” 간 대결이라고 보도했다. 둘째, 이번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보유한 각종 전쟁 무기와 장비만이 아닌, 전 세계인들이 소유한 스마트폰과 비정부 단체들이 전쟁 수단으로 활용되는 양상을 보인 세계 전쟁이었다. 즉, 개인이 활용하는 온라인 웹, 트위터와 소셜네트워크 등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자비한 무력 사용 등이 세계 언론매체에 적나라하게 보도돼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부당성을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세계 전쟁과 달리 유럽연합과 세계주요 국가의 중산층(middle class)들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을 위한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비정부 단체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장이 어디인가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투입된 러시아군보다 많은 숫자의 소셜네트워크 유저들이 지원하고 공유하는 각종 정보들이 우크라이나군에게 도움을 주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전 세계 약 40억 인구가 네트워크화되고 소셜웹에 의한 초연결사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 맥사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와 영국 오벡스(Orbex) 등의 상용 인공위성 운용 업체들이 제공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공유하며, 상호 지원하기 위해 외인부대 형태의 단체까지 구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셋째, 암호화폐(cryptocurrency)의 위력이다. 지난 4월 4일 미국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전 세계 국가의 개인이 보유한 약 7천만 불 규모의 암호화폐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차세대 경량 대전차 미사일(NLAW)을 대량으로 구매해 대규모로 침입하는 러시아의 전차부대를 괴멸시킬 수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4월 12일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약 2,000기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영국으로부터 NLAW 2,000기, 미국의 대전차 자살 드론(UAV) 100기를 도입해 주로 전차로 구성된 러시아 대대전술단(Battalion Tank Group)을 저지할 수 있었으며, 러시아가 보유한 약 2,700대 중에 약 680여 대가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파괴됐다”라고 보도했다. 넷째, 푸틴 대통령이 축적한 약 6,000억 불의 금괴와 푸틴 대통령을 지원하는 러시아 재벌의 자산들이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 재정으로 환원되지 않아 자금 동원에 차질을 보였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 G7 국가들이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면서 자국 내 푸틴 대통령의 자산과 러시아 재벌들의 자금을 동결시켰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량 안보가 대두되면서 정작 러시아 국민이 피해를 입는 역효과가 나타기도 했다. 현재 중국 17,7%, 프랑스 15.6%, 일본 12.8%, 독일 12.2%, 미국 8.5%, 영국 5.8%, 국제금융기구(IMF) 약 6.4%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시키고 있다. 다섯째, 그동안 러시아에 우호적이었던 국가들의 우려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 내에서 나토에 가입을 주저하던 스칸디나비아 반도 3국이 나토 가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그동안 러시아로부터 각종 무기와 장비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지원 받아 러시아에 우호적이던 터키, 페루, 베네수엘라, 베트남, 미얀마 등의 국가들이 푸틴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나서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4월 13일 미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약 14억 인구를 중국 공산당이 철저하게 통제하는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 간 중간선을 유지하면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이번 전쟁으로 그동안 러시아 무기와 장비 위주의 국방력을 유지하던 국가들이 미국과 나토의 도움을 받기 위해 미국 무기와 장비와 상호운용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보이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궁극적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동안 미국과 나토가 우려한 과거 세계 전쟁 양상으로의 확산이 아닌 전혀 다른 국면과 양상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새로운 세계 전쟁』이라고 정의했다.
* 출처 :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April 4, 2022;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April 12/13, 2022; BBC, April 12,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