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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베트남 카드』 활용과 함의 [제1284호]
      발행일  2022-07-19
    KIMA Newsletter [제1284호,2022.07.19] 러시아의 베트남 카드 활용과 함의.pdf



    2017년 전임(前任)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현(現) 조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과 함께 미국의 국제사회 복귀(America is Back with Allies)’ 전략의 공통점은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는 대리전(proxy war) 양상이자, 상대국과 경쟁하는 국가를 대용 카드로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 7월 4일 『로이터(Reuters)』는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브 외교장관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G20 외교장관 회담 참가 전에 7월 5일〜6일간 베트남을 먼저 방문했으며, 이를 두고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에 대한 ‘베트남 카드’를 활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 군사 개입 없이 대러시아 경제 금융 제재를 가했고, 지금은 대대적인 군사 장비와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는 서유럽 국가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과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를 봉쇄해 우크라이나 밀 반출을 저지하면서 세계 에너지와 식량 안보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5일 『The Diplomat』은 “G20 외교장관 회담이 7월 7일부터 8일까지 개최됐으며,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를 참석시키지 않을 것(disinvition)을 희망했으나, 개최국인 인도네시아가 중재해 러시아가 참석했다”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브 외교장관은 이번 G20 외교장관 회담 참가 전에 베트남을 방문함으로써 군사적으로 러시아와 의존하는 터키·인도·중국과 같이 베트남을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를 견제하는 대용 카드로 활용했다.
    우선 러시아는 G20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부분 국가들이 러시아 참가를 반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과의 외교·경제·군사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대중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러시아가 중국을 지원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미국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에게 보냈다.
    또한, 러시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중·러 간 합동군사훈련을 약 2.5배 증가시키고, 러시아와 중국 해군 수상전투전대가 일본을 한 바퀴 순회하는 해상훈련을 실시하면서 일본에 압박을 가했다. 일본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쿼드(QUAD)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5개국 남태평양 안보협력(PBP)에 참가하는 등 친미적 성향을 보인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어 호주 칼 다이어(Carl Thayer) 교수는 “러시아가 G20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가장 중점을 둔 국가는 ‘베트남’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브 외교장관은 지난 7월 5일-6일 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러시아와 베트남 간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relation) 서명 10주년을 축하했으며, 지난 2월 말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논의된 대러시아 경제제재 결의 시에 베트남이 반대표(veto)를 행사해 준 것에 대해 사의(謝意)를 표시했다. 또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6척의 러시아 킬로급(Kilo-class) 재래식 잠수함(SSK)을 구매한 베트남에 추가적 군사협력을 할 것임을 언급했다.
    또한, 러시아가 G20 외교장관 회담 참석 전에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 국면에 끼인 베트남을 우선 방문한 것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아울러 유럽의 터키, 인도양의 인도, 아시아의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의 베트남과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증진하는 모습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의 대러시아 경제 금융제재에 대해 대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러시아 라브로브 외교장관의 베트남 방문은 명목상 지난해 베트남 부이 탄 선(Bui Thanh Son) 외교부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한 상호교호 답방이라고 보도됐다. 그러나 내면에는 베트남군의 약 80% 이상이 러시아제 무기와 장비들로 갖춰진 베트남에게 추가 무기와 장비, 부품 지원을 약속하는 등 군사적 매력공세(charm offensive)를 제시한 방문이라고 평가된다.
    이 점에서 베트남 역시 이번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브 외교장관의 베트남 하노이 방문을 미국과 중국이 베트남에 대해 미·중 양국 간 선택을 하라고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해 온 것에 대해 ‘러시아 카드’라는 선택지를 준 것으로 보이면서, 배트남이 지향하는 독자적 노선을 존중해 줄 것을 간접적으로 과시하는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을 보였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과거 중국과 미국의 고위급 베트남 방문과 달리, 이번 라브로브 외교장관이 베트남 부이 탄 선(Bui Thanh Son) 외교장관뿐만 아니라, 판 민 찐(Pham Minh Chih) 총리와 응우옌 푸 쫑(Nguyen Phu Trong)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를 모두 만나도록 특별한 조치를 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러시아와 베트남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군사적 협력 관계로 격상시키는 등의 조치를 한 것”으로, “미국과 중국에 ‘러시아 카드’를 사용한 것이기도 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은 같은 공산당이 집권하는 권위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중국과 공통점을 갖고 있으나, 남중국해 해양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 미국은 이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베트남에 군사지원을 제안하는 등의 중국과 베트남 간 거리두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러시아가 끼어들어 베트남의 몸값만 더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베트남은 이러한 상황을 미국과 중국에 역이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러시아가 ‘베트남 카드’를 미국과 중국에 적용하려 했으나, 베트남이 ‘러시아 카드’를 활용함으로써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만 증대되는 결과를 보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 출처 : Reuters, July 4, 2022; The Diplomat, July 5, 2022; VN Express, July 6, 2022; Washington Post, July 6, Japan Asahi, July 7, 2022; Thayer Consultancy, July 8, 2022; RCN International Outlook, July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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