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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의 『미국, 중국과 러시아 간 균형정책』 함의 [제1300호]
      발행일  2022-08-10
    KIMA Newsletter [제1300호,2022.08.10] 베트남의 미중 간 균형 정책.pdf



    베트남은 한국과 유사한 지리적 입지와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는 국가로, 한국에 있어 ‘강대국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주는 국가다.
    베트남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근접해 역사·문화적 영향을 받았고, 군사 무기와 장비에 있어 베트남은 러시아와, 한국은 미국과 상호운용성을 갖고 있으며, 경제적 특성과 해당 지역에서의 위상으로 글로벌 강대국인 미국·중국·러시아(이하 ‘미·중·러’)로부터 ‘매력공세(charm offensive)’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8일 『Thayer Consultancy Background Briefing』에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칼 다이어(Carl Thayer) 교수는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국면, 최근 미국 랜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의 방문에 대해 베트남이 미·중·러 3각 구도에서 어떻게 균형적인 외교전략을 취하고 있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우선 러시아와의 관계다. 베트남은 과거 1970년대 베트남 전쟁에서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 지원 덕에 통일을 이뤘으며, 대부분의 군사 무기와 장비가 러시아로부터 수입돼 군사적으로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엔(UN) 주도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 결의안인 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② 러시아군의 인권탄압, ③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결의에서 불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서 증명됐다. 또, 지난 7월 5일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G20 외교장관 회담에 참가하기 전에 베트남을 먼저 방문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아세안(ASEAN) 국가 중에 유일하게 러시아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을 체결했다. 또 아세안 국가 중에 유일하게 2009년에 약 20억 불 규모의 러시아 킬로급 잠수함 6척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2017년 1월까지 6번째 킬로급 잠수함을 인수받아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역사적 권리 주장을 견제하고 있다.
    비록 2017년 미국의 『미국 적대국 제재법(Countering-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CAATSA)』 을 우려해 베트남의 러시아 무기와 장비 구매가 2018년 이후부터 감소하는 추세이나, 대부분 베트남군의 무기와 장비들은 러시아산에 의존하는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과의 관계다. 베트남의 대러시아 무역량은 2014년 10억 불 수준에서 2021년 약 3천만 불 수준으로 감소하는 반면, 대미국 무역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베트남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 입장을 지원한다던가, 미·중 전략경쟁에서 베트남이 남중국해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식으로 러시아·중국이 인식하지 않도록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예로, 지난 6월 미국-아세안 특별정상회담과 미 국무부 윈디 셔먼 부장관의 베트남 방문 등으로 미국은 베트남에게 다양한 매력공세를 제시하고 있으나, 베트남이 미국에 대한 의구심을 풀지 않고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 7월 5일 미국 『라디오 자유 아시아(Radio Free Asia: RFA)』는 “2020년 3월 미 해군 칼빈슨 핵항모(CVN-71)의 다낭 방문에 이어, 지난 7월 중순에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 핵항모가 베트남 다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베트남이 비공개로 방문 불허를 통보해 불발됐으며, 미 국무부 안토니 블링컨 장관의 하노이 방문도 취소되는 등 미국의 외교군사적인 베트남 접근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남중국해에서 항모타격단 훈련을 마친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CVN-77) 핵항모가 훈련 이후 장병들의 휴식을 이유로 다낭 방문을 요청했으나, 역시 베트남 정부가 거부했다”고 언급했다.
    베트남은 2019년 국방백서 발표를 통해 “① 아세안 중심적 외교정책을 존중하면서, ② 어느 국가와도 동맹조약을 맺지 않으며, ③ 어느 국가 군대와도 연합훈련을 하지 않고, ④ 어느 국가에게 기지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Four Nos’ 원칙을 공개하면서 미·중·러의 베트남에 대한 외교군사적 접근에 대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의 관계다. 베트남은 중국과 함께 아시아 국가 중에 공산당이 집권하는 국가로 정치이념적 동질성으로 통해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이 중국과 남중국해 해양영유권 분쟁을 두고 2차례 군사적 충돌을 겪었고, 중국이 서사군도의 7개 산호초를 인공섬으로 만들고 이를 군사화시키는 등의 일방적인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자, 미국· 러시아 및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국가들과 외교 및 군사 관계를 다변화시키면서 중국의 남중국해와 영토 확장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러시아산 무기와 장비 의존성을 벗어나기 위해 인도·이스라엘·한국 등과 방산협력을 지향해 러시아를 견제하면서,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우세한 위협에 대해 미국·아세안과 협력해 대응하는 균형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외교군사 전략기조가 다변화(diversification) 및 다자주의(multilateralism) 강화”라며, “이를 위해 2019년에 선포한 ‘Four Nos’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중·러가 상호 견제하도록 만드는 균형외교(balanced diplomacy)와 인내를 갖고 이들 국가들과 게임(waiting game)을 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8월 8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지킨 것과 같이, 지난 8월 2일 미국 랜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도 베트남이 ‘Four Nos’와 유사한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사용 3가지 조건인 ① 대만이 독립 선언하고, ② 대만이 핵무기를 보유하며, ③ 대만 내부의 내란 발생 이라는 3원칙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우호적으로 반응하면서, 남중국해 타이핑섬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대만을 견제하고 미국의 대만위기 상황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반대하는 등의 신중한 입장을 취해 균형외교를 지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궁극적으로 안보전문가들은 미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상황을 요란하게 보도하는 것과 달리, 조용한 외교를 전개하는 베트남이 미·중·러 간 경쟁 국면에서 국가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출처 : Naval Today, January 20, 2017; Radio Free Asia, July 4, 2022; Thayer Consultancy, July 24, 2022; Thayer Coonsultancy, The New York Times Interational Edition, August 8 2022; Thayer Consultancy Background Brief, August 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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