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9월 15〜16일 간 우즈베키스탄 수도 사마르칸드에서 개최된 2022년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 장상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 중앙아시아에 대한 전통적 영향력이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중앙아시아 전문가들은 “그동안 과거 구소련 연방으로부터 독립돼 나온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 점차 군사적으로 쇠퇴하는 모습을 보이자,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에 이어 안보마저 중국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며 중국의 영향력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동안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에 ‘힘에 부치는 역할(oversize role)’을 통해 과거 구소련의 단결력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고전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원하는 국내 치안과 정권 유지를 위한 군사적 지원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면, 러시아는 테러에 시달리는 카자흐스탄에 군대를 보내 카지흐스탄의 국내 치안에 기여했으며, 키지스탄과 타지키스탄 간 국경 분쟁이 발생하자, 러시아 평화유지군(Peacekeepers)을 보내 양국 간 현상유지를 관리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무력 분쟁시에도 러시아가 중재에 나서 휴전을 하도록 하는 등의 적극적 안보 중재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96년 중국이 주도해 상하이협력기구(SOC)를 구성해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자,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안보는 러시아에 의존하면서 러시아가 지원하지 못하는 각종 산업기반체계 조성을 위한 경제협력은 중국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들어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고속철도, 주 도로, 큰 호수를 낀 항구, 공항 등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하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갖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한 사례였다.
지난 9월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의 2022년 정상회담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환대한 반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중앙아시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이유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들었다.
지난 2월 24일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고전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러시아의 재래식 군사 자원과 역량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주던 군사적 지원을 갑자기 중단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국내 치안 불안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구소련 연방의 중심국이었던 러시아·벨라루스·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공화국이 모두 전쟁 중에 있거나 인접국과의 국경분쟁을 겪고 있어, 이들을 중재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력을 소진하자, 러시아의 위상이 쇠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중국의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한 적극적인 안보협력 강화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테러와의 전쟁 중에 키르기스스탄 등의 국가에 아프간 주둔군 지원을 위한 임시적 공군기지를 임대하면서 중앙아시아 국가에게 적지 않은 안보보장을 해줘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었으나, 미국이 지난해 8월 30일에 아프간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을 중단하고 중앙아시아 내 미군 중간 기지들을 폐쇄하자, 러시아 견제를 위해 중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의 안보 불안을 감지하자,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 이외 국가와 안보협력을 추진할 경우에 대부분 러시아와 사전 협력을 통해 진행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특히 중국이 1996년부터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철도·고속도로를 통한 무역과 자원 교류를 확대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안보협력을 자연스럽게 추진하면서, 최근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중국과의 안보협력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먼저 만나고, 그 후에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위상이 바뀌고 있음이 대표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특히 대부분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시민과 비전투원에 대해 살상행위를 한 것에 충격을 받아 러시아와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며, 그 틈새를 중국이 해당 국가의 산업시설기반 투자 사업을 명분으로 러시아를 대신하는 안보 중재자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를 비롯해 많은 친러시아 관계를 갖던 국가들이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는 가운데, 중국이 유라시아 면적의 60%, 세계 인구의 40%, 국내총생산 30%에 이르는 중앙아시아에 대해 경제적이며, 안보적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궁극적으로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쇠퇴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하는 이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 출처 : www.carnefieendowment.org, May 17, 2022; The New York Times, September 16, 2022; The New York Times 11, 2022; Nippon, September 2, 2022; USNI News, September 6, 2022; www.diis.dk, October 11,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