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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정학 경쟁, 민주 과학기술 주도권 관계 [제1400호]
      발행일  2023-01-20
    KIMA Newsletter [제1400호,2023.01.20] 지정학 경쟁과 기술 주도권.pdf



    최근 강대국 간 경쟁은 지정학적 전략경쟁에서의 우위가 아닌, 첨단 과학기술 우세를 위한 경쟁에 더 치중되고 있다. 이는 향후 자유·인권·번영에 대한 기준 경쟁에 더욱 치열한 원인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12일 시카고 『Project Syndicate』는 “강대국 간 첨단 과학기술 우세 장악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The global struggle for tech mastery)”이라는 주제로 전(前) 구글 및 알파벳 CEO이자, 미국 인공지능분야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에릭 슈미트(Dr. Eric Schmidt) 박사의 기고문을 다음과 같이 게재했다.
    첫째, 현재 강대국 간 지정학적 경쟁은 과거 강대국 대립 양상에 따른 구식 교훈에 의한 양상이 아니다. 특히 과거 군사력 경쟁 위주의 힘의 균형을 위한 양상에서 자유·개방·투명성·국제규율 등 기준에 의한 국제질서를 지향한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유증과 중국의 인구 감소와 노령화에 따른 경제발전 동력 상실 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첨단 과학기술 발전이 강대국 간 대결과 경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증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둘째, 첨단 과학기술 발전은 기존 지정학적 대결 양상을 심각하게 변형(transform)시키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과학기술 발전이 대전략과 외교, 군사적 우위 등을 고려한 전통적인 지정학적 경쟁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이는 주요 강대국들이 첨단 차세대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매진하는 주된 이유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셋째, 과학기술 발전은 전장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대표적으로 2022년부터 발발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군사 강국 러시아와 군사 약국 우크라이나 간 전장 수행 패러다임 변화이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우세한 전력과 사이버 공격 등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고자 했으나, 예상과 달리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민간 스페이스엑스사(SpaceX)의 클라우드 기반 소셜 네트워크 구축으로 전력 간 전쟁이 아닌 최초의 디지털 전쟁 양상을 보였으며, SNS 기반의 전장 네트워크가 우세한 플랫폼을 무력화 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제 전장에서의 전술적 승패는 우세한 하드웨어가 아닌 공개된 전장정보와 분권화된 전술 네트워크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전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것이다.
    넷째, 과거 기독교와 이슬람 간 테러-대테러 전쟁이 아닌, 자유와 민주 그리고 권위주의 간 대결 양상에서 첨단 과학기술은 자유와 민주가 우세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첨단 과학기술이 자유와 민주가 권위주의보다 우수한 이념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대표적으로 과학적 근거를 무시한 중국 공산당이 제로 코로나바이러스(Zero COVID-19) 정책을 고집하다가 포기했고, 이는 시진핑 주석에 치명적 손상을 주어 티베트, 신장 위구르 자치구, 홍콩,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까지 영향을 준 사례였다. 빅데이터·인공지능·머신러닝 등에 기반을 둔 미국 등 서방의 민간 SNS 기업들은 국가와 공산당이 주도하는 국민의 정찰 및 감시에 집중하는 권위주의 정권보다 건전한 역할을 했다.
    이상의 평가에 따라 과학기술이 자유와 민주 발전에 대한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제안들이 있다.
    첫째, 미국 등 서방은 서로 밀고 당기는(hand off) 과학기술 개발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첨단 과학기술 개발에 대한 자유방임주의(laissez-faire)적 접근을 했으며, 그 결과 첨단 과학기술이 인간의 개인 생활권을 제한하고 일부는 중국으로 불법적으로 유출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둘째, 새로운 첨단 과학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의 부작용을 우려해 너무 방어적인 움츠림(defensive crouch)을 보이면 안 되며, 특정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와 산업기반을 더욱 공고화해야 한다.
    첨단 과학기술을 형상화시킬 수 있는 희토석과 특수재질 등 부품공급 체계를 개편해 첨단 과학기술 개발이 자유와 민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중국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 태양광 패널 생산에 있어 1위를 유지하는 이유일 것이다.
    셋째, 미국과 서방 주요국들은 차세대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오프셋(offsets) 전략을 수립해 차세대 첨단 과학기술 개발을 가속화 해야 한다. 첨단 과학기술 발전 속도가 과거와 다르게 빨라지고 있으며, 누구도 그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다.
    새로운 차세대 과학기술 개발은 군사력만이 아닌 경제력 주도권을 갖게 되며, 해당 국가의 사회구조적 우세를 보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재질과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일관된 전망이다.
    넷째, 새로운 과학기술 발달이 반드시 자유와 민주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막다른 골목(cul-de-sac)에 다다른 지정학적 경쟁에 얽매인 전략적 한계를 과학기술 발전이 긍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조치들은 임시방편적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안보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지정학적 경쟁 구도와 첨단 과학기술 발전 간 상호보완적 관계가 해당 국가의 지도자의 리더십 강화와 시스템적인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제 더 이상 과거 냉전시 사고(playbook)에 집착해서는 안 되며 새로운 행위자(player)들이 출현해 사고전환에 따른 전략과 과학기술 간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Project Syndicate, December 22, 2022; United States Diplomatic Courier, January 3, 2023; Korea JoongAng Daily, January 13-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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