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제츠의 방한의 시사점

저 자	윤석준
출 처	31호
발행 년도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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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1일∼22일 간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양제츠(楊潔箎}) 정치국원이 한국 부산을 방문하였다.

 

우선 국내외 매체들은 양(楊)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의 주요 현안을 대부분 정치 외교적 문제로 보면서 최근 미·중 간 전략파국 국면에서 파생된 방문으로 평가하였다. 특히 해외 매체들은 이번 부산 방문을 미·중 간 전력경쟁에서 가운데에 서려는 한국에 대한 매력공세(charm offensive) 일환이라면서 미·중 전략경쟁에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전략공간(strategic room)을 늘리는 의도로 평가하였다. 다음으로 왕이 외교부장이 오지 않고 양(楊) 정치국원이 직접 나선 것은 중앙정치국 외교소조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된 시진핑 주석의 의중이 들고 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부산방문이 한국이전 싱가포르 방문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보고 있다. 이전 싱가포르 방문이 중국-싱가포르 국교수립 30주년과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중재 역할을 담당하는 싱가포르와의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관련 협력이외 post-COVID-19 이후의 그린채널(green channel), 금융협력, 사회기반 투자와 관련된 보건, 경제, 금융 및 부품공급 지속성 등의 중국과 동남아시아와의 연계성 증진이었다면, 부산 방문은 다분히 정치외교적 지정학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양(楊) 정치국원은 싱가포르 방문에서 리센롱 총리, 행 스윗 킷 경제금융장관 그리고 테오 치 힌 선임장관 그리고 비비안 바라크리쉬안 외교장관과 만났으나, 한국방문에서는 오직 서훈 국가안보실장만 만났다. 그만큼 현안의 폭이 좁았으며, 엄중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친미적 정치군사적 관계를 갖고 있으면서 미·중 간 강대국 경쟁 국면에서 어느 쪽으로 치우지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선언한 국가들이다. 지난 6월 미·중 간 충돌이 악화되자, 싱가포르 리센롱 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은 미·중 간 선택을 받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면서 미국에게 중국과 협력하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였다. 다분히 미국에 잘못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한국 역시 COVID-19 진원 공방, 5G 화웨이 제품 불매, 홍콩 국가보안법 적용 등에 대해 철저히 침묵을 지키며, 북한 비핵화 약속, 미·북 정상회담 재개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중국의 지지를 얻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양(楊) 정치국원 방문 이후 국내외 매체들은 서훈 국가안보실장 간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상황이 호전되는 것을 전제로 시진핑 주석의 조속한 한국 방문, 11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즈음하여 시 주석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보도하였으며, 일부 매체들은 이를 한반도 평화 구축 프로세스 진행을 위해 미국과 중국 모두에 의존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성과 외에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군사안보적 문제들을 잘 고려해야 한다.

 

우선 미·중 간 문제는 대부분 군사문제로 중국 주변국에 파생되고 있다. 2017년 1월 20일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간 경쟁과 갈등은 대부분 군사적 문제였으며, 미국은 동맹국과 중국 주변국들이 어느 쪽에 서는가에 대해서는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았고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을 중국 때리기에 활용하는 대안카드로 활용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미·중 간 강대국 경쟁에서 파생에 따른 외교적 문제로서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와 한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군사적 문제로 들어가면 매우 심각한 현안으로 이는 싱가포르와 한국에 많은 부담을 주는 방문이었다.

 

싱가포르는 홍콩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도시국가이자 대만과 경쟁 또는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로서, 대만은 홍콩과 싱가포르 중개무역없이는 대외무역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친미적인 군사전략을 지향하던 싱가포르는 지난번 중국과의 함동군사훈련에 합의하는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미·중 간 중간서기에 대표적 사례이자, 아세안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국가이다.

 

최근 국내 정치경제적 상황이 불안정한 싱가포르에 대해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며, 화교사회 영향력이 큰 싱가포르에 대해 양 정치국원이 방문하여 최근 미·중 간 극한 경쟁 상황을 설명하고 중국의 고립이 싱가포르와 아세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항변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싱가포르와 너무나 다르며, 군사적 측면이 매우 크다. 이 점에서 이번 양(楊)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은 중국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우다음과 같은 현안들을 가방에 넣고 한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크다.

 

첫째, 한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었을 것이다. 우선 최근 국방중기계획 발표 내용일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하에서 한국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 2.0』 현안에 대한 우려였을 것이다. 지난 8월 10일 한국 국방부의 『2021년-2025년 국방중기계획』 내용은 비록 비전(vision) 성격이었지만, 중국에게는 한국군의 칼날이 중국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예를 들면, F-35B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할 경항모와 핵잠수함 건조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며, 초소형 인공위성에 의한 사이버전 수행 등이 포함된 것이었다.

 

아마도 한국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축 프로세스와 시진핑 주석의 중개 노력과 지원(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방문 시에 중국은 시진핑 주석 전용기를 내어 주어 경호문제를 해결해 주었음)에 의해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한반도에 전쟁보다, 평화가 우선되는 상황 하에 양(楊) 정치국원은 한국군이 꼭 이렇게 해야 하는가 하고 의문을 갖고 왔을 것이다.

 

특히 한국군이 전작권을 전환받는 시점에서 『국방개혁 2.0』에 따라 『혁신강군』를 목표로 한미동맹의 범위를 북한을 넘어 동중국해, 남중국해 그리고 대만 위기 상황으로까지 확대하려는 것인가하고 반문하면서 한미 연합방위체제 하에서 한국군 주도의 미래 한미연합사 운용을 위해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는 것들이 미국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비추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양(楊) 정치국원은 포괄적 안보를 지향하는 한미동맹보다, 오직 북한위협만 보는 한미 동맹을 선호한다고 언급하였을 것이며, 지금과 같이 군사과학기술 개발, 우주 진출 그리고 사이버전까지로 확대하고 지역 내 재난구호 인도주의 지원 등의 포괄적 범위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이 지역안보와 평화를 위해 한미 동맹을 활용하겠다는 한국의 의지를 반대하기는 어렵기에 양(楊) 정치국원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직접적 언급은 못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한국의 입장이 변화되는 징후가 보이면 바로 사드(THAAD) 도입시와 같이 “위협용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지금 문재인 정부가 일본의 징용보상 문제를 들어 일본과 대립의 각(角)을 세우고 있어 다소 안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한국의 공격용 미사일 개발이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8월 3일 제4차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따라 한국군이 한반도 전역 800km 이상으로 확장을 의미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었을 것이며, 양(楊) 장치국원은 2017년 사드가 배치된 이후에 방어용이 아닌, 공격용 중거리 미사일을 보유하려는 의도에 대해 우려를 갖고 왔을 것이다.

 

한국 외교관들과 달리 중국 외교관들의 군사지식은 정말 해박하고 현실적이며, 실제적이다. 이는 필자가 각종 세미나에 중국 학자와 전문가가 참가하기 어려운 상황 하에 대신 참가한 주재국 중국 대사관에 서 온 외교관들의 발표 내용, 질문 수준과 개인적 대화에서 항상 느끼는 점이다.

 

특히 양(楊) 정치국원은 주미대사와 외교부장을지 낸 외교통으로 한반도만이 아닌, 세계 군사 상황에 정통하고 왔을 것이다. 현재 한반도 군사문제는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 전환, 미래 한미 연합사령부 창설, 유엔사령부의 역할 재정립, 한미 연합훈련 성격과 양상 등의 문제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7년 사드성주 배치에 이어 미국의 INF 탈퇴이후 미군이 개발한 중거리 순항미사일 또는 탄도미사일의 중국과 인접된 동맹국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심난해 하고 있으며, 배치 대상 국가 중 하나가 한국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성은 호주와 괌에 배치할 중거리 탄도 또는 순항미사일로는 중국에 이르지 못하자, 이를 대만, 일본 그리고 한국에 배치하여 중국 해군 항모전투군(航母戰鬪群)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를 저지하려 한다.

 

이 점에서 지난 8월 초에 미 대통령 군축 특사이자, 국무부 군축 차관보를 지명된 마셜 빌링슬러가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일본과 한국에 배치하고자 한다며, 일본 정부의 적 미사일 기지 타격(strike)를 지향하는 군사전략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심각한 군사현안이었으며, 이번 양(楊) 정치국원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대화시 에 한국을 많이 배려한 주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부산 회담 이후 국내외 매체들은 중국이 한국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하였으나, 왜 중국이 일본보다 한국을 배려했는지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이유만을 들었다. 예를 들면 일본은 친미적 외교행각을 보였으나, 하지만 한국은 미·중 사이에 중립적 태도를 견지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미·중 간 자기편 끌어들이기 경쟁이 심해도 중국이 한국을 일본보다 배려할 이유로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일본 내에서도 아직 공론화가 되지 않은 일본의 적 미사일 기지 타격에 대해 미국 고위급 관리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일종의 주권 침해이나, 미·일 군사동맹에 목숨을 거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다분히 좋아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으로 옮겨지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아마도 양(楊) 정치국원은 이 점을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분명히 하였을 것이며,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였을 것이고, 2018년 “Three Nos” 원칙과 같이 무엇인가를 약속해야 했을 것이다. 당시 Three Nos의 “사드 추가배치 없음” 약속은 한국의 독자적 안보 역량을 스스로 내려 놓은 안보 포기 약속이었다는 비난이 있었다.

 

필자가 만나는 중국인민해방군 학자와 전문가들은 대부분 한국군이 주한미군과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실시하는 교리개념, 훈련 시나리오 그리고 지휘통제 체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며, 이들 대부분은 현역 신분이자, 군사학 박사 학위를 보유한 분석가들로서 한국군을 통해 미군에 대해 배우려한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제4차 개정에 이르는 한미 미사일 지침은 이제 거의 유명무실한 지침이 되었으며, 한국군은 『현무-4』 개발을 위해 더욱 자유롭게 매진할 수 있도록 되었다. 비록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과학기술을 지원받아 이룬 성과이나, 이 역시 러시아 모방형은 중국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과 유사하여 현무-4 시험 성공을 보는 중국군은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다.

 

셋째, 지난 2월 10일 미 국방성은 기존의 지상배치 탄도 미사일 요격용 GBI 개발을 보류하고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중거리 탄도 및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 신형 탄도미사일(NGI)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2025년 사이에 약 67기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는 기존의 이지스 미사일 방어체계용 SM-3 Block ⅡA와 사드에 탑재된 탄도미사일 및 요격미사일과 연동되어 미 본토 방어를 위해 투입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 공군기지와 캘리포니아 밴덴보그 공군기지 이외의 동아시아 해외기지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한국은 배치 대상국가일 것이며, 만일 미군이 이를 차량화 다연장 발사대(HIMARS)에 탑재한다면, 이는 한·미 간 주한미군의 자위권 보장 규정에 의해 한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대상이다. 주한미군의 자위권 보장 규정은 주한미군이 자위적 방어용 무기와 장비들은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도입할 수 있는 규정이다.

 

신형 중거리 탄도 또는 순항미사일이 한국 내 미군기지에 배치되면 이는 공격용이며, 방어용인 사드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무임승차한다면서 미국 우선주의에 의해 미군이 본토 방어에 주력하고 중국과 강대국 경쟁에 주력하는 동안 동맹국들이 그동안 미군이 하던 역할을 일부분 대신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2019년 오사카 G20 회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즈모급 헬기구축함에서 곧 경항모로 개장되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에 승함하여 연설한 것이 대표적 사례였다. 특히 미 해병대는 『Force Design 2030』에 의해 대대적인 전력을 혁신하는 동안 동맹국들이 미 해병대 강습상륙작전을 지원해 줄 능력을 보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이 미 해군의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LHA/LHD)을 건조하여 연합 강습상륙작전 전력으로 활용되는 것에 동의할 형국이다.

 

또한 이는 방위비부담금을 터무니없이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완화시키는 핑계도 되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해당국 국민과 국회는 경항모 건설에 비교적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넷째, 군사적으로 한국이 미군과 이격되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을 것이다. 중국군은 현재의 한미동맹 상태를 거의 ‘뇌사상태’로 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감”이다. 이미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람스 육군대장 간 갈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방위비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주한 해리 해리스 미국대사의 과거 발언과 행보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찾을 수 있다.

 

또한 COVID-19의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위해 각종 능력검증을 강행하고 있어, 지난해 IOC 검증 시에는 에이브람스 대장이 한국군 주도의 IOC 검증 절차와 과정에 불만을 나타내는 등의 갈등이 나타난 것에서도 식별되는 현상이었다.

 

현재 용산 기지 내 일부 미군 복지시설에 대한 공유 반환절차에서도 한·미 간 이견이 있고 주한미군 주도의 유엔사령부 역할을 부활시키는 계획이 2014년부터 추진되고 있어 이에 대해 한국군은 한국이 유엔사령부 회원국이 아니며, 당사국이라고 주장하는 등의 불화음이 나타내는 등 한·미 군사당국 간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다. 이는 최근 COVID-19 방역 성공에서의 양국 간 그린 채널 개통, post-COVID-19 이후 양국 간 협력 증진, 향후 한반도 안정과 평화 정착 등의 현안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의미하나, 미·중 간 군사대결 국면을 고려하면 군사적 함의가 더 크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대만카드 사용과 홍콩 카드에 대응하여 ‘인도’ 카드와 ‘남중국해’ 카드를 사용하는 형국에서 중국이 한국에 대해 ‘북한’ 카드를 활용함으로써 11월 미국의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주려는 의도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2017년 12월 중국 방문시 발생된 문제와 우려를 모두 해소시키기 위해 금년 중 시진핑 주석의 한국방문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나, COVID-19 차단과 방역에 실패한 미국에게 COVID-19 발원지인 중국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미국에게 도덕적 후유증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려가 된다.

 

국내외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을 미중 간 강대국 경쟁이 최악점에 달리는 시기에 비교적 약한 고리이자, 친미(親美)적 성향을 갖고 있는 한국이 “중간서기”를 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평가하며, 11월 재선에 몰입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건재함을 보이려는 의도로 평가되고 있으나, 도덕적 여파는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중 간 갈등이 무역전에서부터 시작하여 5G를 공급하는 화웨이 제재, 대만과의 관계 개선, 중국 유학생과 연구생 입국금지, 중국인민해방군 관련 기업 리스트화 및 제재, 휴스턴 중국총영사 철수 명령 및 중국의 맞대응 그리고 틱톡(tiktak)과 위챗(We-Chat) 등 온라인상 중국의 고립화 등에 이르고 있어 연말에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미국에게 한국의 ‘군사적 가치’를 재고토록 하는 후유증을 남기기 십상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28일 미 육군대학 부설 전략연구소는 『미 육군 개혁: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중국과의 초경쟁과 전구전략 보고서』를 공개하였으며, 이는 “중국의 군사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에 배치한 미군을 재목적(repurposing) 하에 괌 등으로 이동시켜 대(對)중국 군사적 견제효과를 높여야 한다”라고 제안하였다.

 

이와 같이 앞에서 살펴 본 양(楊)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 이면에서 찾을 수 있었던 5가지 군사적 함의는 미·중 간 군사 경쟁의 파생효과이자,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한국에게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업보(業報)로써, 이는 양(楊) 정치국원이 가볍게 방문한 싱가포르와 한국 부산 방문과 전혀 다른 점이었으나, 주요 매체에서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는 군사적 경쟁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그 중간에 한국이 끼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양(楊)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 이후 보도된 표면적 외교성과들에 대해서만 만족하기보다, 군사적 배경과 영향 그리고 후유증을 고려하여 장기적이며, 한국 국가이익 중심(一名: 한국 우선주의)의 대(對)중국 정책과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