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Ulrich Beck)은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라고 규정하였다. 이는 불확실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재난이 사회에 잠재하고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태풍·홍수 등과 같이 자연현상에서 기인하는 자연재난(Natural Disaster)은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근래에는 생물학적 자연재난(Biological Natural Disaster)인 감염병이 세계를 강타하여 막대한 인명·경제피해를 주고 있다. 2002년 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A/H1N1), 2015년 메르스(MERS : 중동 호흡기 증후군)에 이어 2020년에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 넣었다. 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신형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속도가 증가하고 있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는 전파력과 치사율 면에서 가장 비슷한 신종플루와 비교시 적게는 3배, 많게는 6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1).

이러한 재난의 관리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재난관리는 사전 예방활동을 통해 재난을 회피하거나 줄이고, 발생시에는 적극적인 대응활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재난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기에 관리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의 정책결정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특히 재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난관리의 복잡성은 증가한다. 현대재난의 대형화로 공공재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정부의 재난관리에 대한 책임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재난관리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면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위기가 될 수 있는 양면의 동전이다.

북한은 1995년에 이재민 520만 여명이 발생한 대홍수로 국제사회에 인도주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매년 태풍·홍수 등 자연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인명에 피해를 주는 감염병 외에 가축을 대상으로 한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등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시 신속하게 국경을 봉쇄하고 국가비상방역체제를 선포하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였다. 그러나 유엔개발계획(UNDP)은 재난의 위험(Risk)=위험요소(Hazard)×취약성(Vulnerability)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재난위험의 정도는 태풍·폭발 등 위험요소와 한 국가 또는 사회의 재난에 대한 정치·경제·사회적 대비 역량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기후변화로 위험요소의 강도가 높아감과 동시에 경제난·의료체계 부실 등 재난 취약성도 증가하고 있어 재난 위험이 복합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재난이 체제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일부 선행연구는 자연재난에 대한 사전 대비와 사후 대처에 취약한 저발전 사회에서는 자연재난이 역사적 변화를 초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정의하였다2). 따라서 코로나 사태 등 현 상황에서 선행연구를 기초로 자연재난이라는 독립변수와 체제변화라는 종속변수 간의 관계 변화 분석을 통해 북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은 유의미하다 하겠다.

재난은 시대적 배경, 사회적 환경, 학자마다 동태적으로 달리 정의되고 있다. 재난관리를 담당하는 국제기구인 UNISDR(유엔재난경감 국제전략사무국)은 ‘광범위한 인적, 물적, 경제적, 환경적 피해로 인해 공동체 혹은 사회 기능의 심각한 붕괴 현상을 의미하며, 이러한 피해는 그 공동체 혹은 사회의 자원만으로는 스스로 극복하기 힘든 상태를 의미한다’고 정의하였다3). 즉 재난의 기본요소는 인명피해, 사회기능 교란, 공공자원 활용을 포함하고 있다. 재난의 종류에 있어서 가장 일반적인 분류는 위험요소(Hazard)를 기준으로 자연현상에 의한 자연재난과 인간활동에 의한 인적재난으로 구분되고 있다. 그러나 종류도 재난 발생의 규모, 시공간적 차이, 학자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재난 종류의 최근 경향은 2011년 3월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과 같이 지진 및 쓰나미(Tsunami)에서 기인한 자연재난이 원전 폭발이라는 기술재난으로 이어지는 복합재난을 일컬어 ‘Natech 재난’4)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인적재난이 기술적 재난과 사회적 재난으로 구분되었으나, 우리의 경우 이를 사회적 재난으로 단순화하였다. 이와 같은 단순화는 다양한 복합재난이 등장하면서 자연재난, 인적재난, 사회적 재난의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5).

재난과 체제변화간 관계를 설명한 선행연구에 있어 McKim(2011)은 재난은 주택을 파괴하고 농업생산성을 감소시킴으로써 빈곤과 경제적 불안정성을 심화시킨다고 설명하고, 지형학적 분배의 불평등으로 인해 재난은 경제적 불평등 및 사회적 분열을 증가시키고, 대규모 이주를 통해 빈약한 자원에 대한 경쟁을 심화시킴으로써 갈등을 유발시킨다고 주장하였다6). Nel(2008)은 자연재난이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증가시키며, 대규모 이주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특히 중저임금 국가의 시민사회에서 폭력적 갈등 증가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주장하였다7). Omelicheva(2011)는 재난은 개인들의 기본자원 부족을 확대시키고 공공재 접근 제한에 대한 불만을 심화시킨다면서, 이와 같이 재난에 의한 핵심 자원의 부족은 대중수요의 만족이라는 역량 측면에서 국가체제를 약화시킨다고 설명하였다8). 국내연구에서 허라금(2015)은 재난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균질적인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기초하여, 개인들이 재난발생시 평소 인지 못했던 일상화된 제도와 관행, 삶의 방식 등에 내재한 불평등성과 취약성을 인지할 경우 사회적 갈등을 파급시키는 기폭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하였다9). 이미연(2015)은 자연현상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것이 자연재난이지만, 자연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관점에서, 자연재난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와 지방 정부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불신감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10).

재난에 따른 체제변화 사례에서 2005년 8월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New Orleans)를 강타하여 미국 역사상 가장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는 빈곤층, 노령·아동·여성층 등 취약계층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재난 피해정도와 주민의 빈곤지수가 정비례하였다. 이와 같이 재난적 사건에서는 한 사회의 예외적 비상상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잠복되어 있던 사회의 실존적 차원이 나타나며 이것에서 무엇이 사회를 결속시키고 분열시키는지를 엿볼 수 있다11). 정치적 파급효과에 대해, 카트리나는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에 영향을 미쳤다. 재난이 리더십의 시험대가 되듯이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카트리나에 대한 늦장 대응으로 인해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였다. 뉴올리언스 도시 전체의 80%가 침수되어 2,500여 명이 사망하고 250만여 세대가 이재민이 되었으나, 부시 행정부의 대처소홀과 대응 능력의 한계로 비난 여론이 확산되었다. 부시 대통령은 사고 나흘 뒤에야 피해 지역을 시찰하였고,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다면서도 이재민들이 임시 수용된 컨벤션센터 등에 찾아가지도 않아,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떨어지면서 공고해 보였던 공화당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였다12).

한편 2019년 12월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전 세계 대유행(Pandemic)이 되어 막대한 인명손실 및 경제 피해를 주고 있다. 과거와 달리 21세기의 감염병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13)으로 지구 온난화, 생태계 변화 등이 주범으로 거론된다. 현재의 추세로 보면 기후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신종 감염병의 출현이 예상된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온난화가 감염병 발생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WHO에서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라고 규정했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14세기 유럽 인구의 1/3 이상을 몰살시킨 페스트의 재앙이 21세기에 재현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14). 감염병은 전쟁과 더불어 전근대 사회에서 사회변동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여서, 인류의 역사는 감염병의 전파에 따라 명운이 결정되었다.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몰락시킨 것도 홍역과 두창이고, 로마와 몽골 제국을 쇠락으로 인도한 것도 흑사병과 기타의 감염병들이었다15). 1520년에 스페인 부대에 의해 남미 대륙에 확산된 천연두는 아즈텍 제국의 원주민 30여만 명을 사망케 하는 등 아즈텍 제국과 잉카제국을 사라지게 한 주범이기도 하다16). 흑사병은 기근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인간을 공격하였다. 1918년부터 2년여 동안 창궐한 스페인 독감(Spanish Influenza)은 1차 세계대전 이후 귀환 병사들을 통해 세계에 전파되기 시작하여 동서양 전체적으로 5,000만명~1억명(1차 세계대전 사망자 2,050~2,200만명)이 사망하였다17).

지금까지 자연재난 발생이 정치·경제·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을 통해 파악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의 자연재난은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등 대형화 추세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일으킨다. 둘째, 자연재난은 평상시 나타나지 않던 정부대응능력, 사회 불평등, 경제실태 등 잠복해 있던 이면의 모습을 드러낸다. 셋째, 자연재난은 예기치 않게 발생하여, 대응 및 복구과정에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특징이 북한에 주는 시사점은 첫째, 자연재난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취약성 완화 및 복원력 강화가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상승 추세에 있다. 기상청의 2012년 발표에 따르면 1981~2010년까지 30년 동안 기온변화를 살펴본 결과 북한이 남한보다 1.3배 더 상승하였다. 이러한 기온상승은 태풍과 홍수의 발생으로 연결된다. 1995년 대홍수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에 원조를 요청한 이래 공개된 북한의 태풍·홍수 피해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반면에 재난에 대한 대비능력은 경제난 등으로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최근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사회 취약계층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 발병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상의료 국가와 의료보험 국가는 의료장비와 의료진의 양과 질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었으며, 무상의료 국가의 병상수가 의료보험 국가의 30% 수준에 불과하여 사망률이 7.1% 높았다18). 이와 관련 세계식량계획(WFP)이 경제와 식량안보가 위기에 처한 49개국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한 가운데, 식량농업기구(FAO)는 보건위기와 기아위기가 겹치는 이중고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쇠약하게 하고 바이러스에 취약하게 할 것이라고 진단하였다19). 경제 및 재정난 등으로 의료체계가 부실한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유의미하다.

둘째, 자연재난관리에 있어서 리더십의 변화가 더욱 요구된다. 자연재난이 발생하면 그동안 감추어져 있던 사회의 내면이 드러나, 사회계층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정치 엘리트는 과연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들이 나타난다20). 따라서 재난발생은 정치 지도자 리더십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김정일 집권시기와 김정은 집권시기에 자연재난 관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살펴보면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일 집권시기에 재난발생은 최고지도자의 실책으로 간주될 수 있어, 재난 현장을 방문하지도 않았으며 발생사실도 언론통제하였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시기에 재난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재난발생 사실을 공표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자연재난 발생사실을 언급하였다. 2013년, 2016년, 2017년 신년사에서 태풍·홍수에 의한 피해사실을 언급하였고, 2016년에는 태풍 라이언락(Lionrock)이 강타한 함경북도 수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다.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급증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수해물자를 전달하는 것은 정부의 재난대처 역할에 대한 주민의식 변화와 함께 북한 내부의 민심을 지도자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악화될 수 있다는 면을 보이고 있다21). 이와 같이 자연재난의 위험도는 국민의 심리적 반응과 연결되어 있다. 자연재난에 대한 위험은 실제 위험이외 심리적으로 반응하는 체감위험이 있다. 체감위험에는 공포반응과 분노반응의 계수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재난 자체에 대한 공포이외에 정부 당국의 대응실책과 재난정보 은폐의혹에 따른 분노반응에 따라 위험이 증폭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22). 재난 발생의 직접적 피해자인 일반주민들의 이러한 심리적 반응이 정부의 재난 대응 정책방향과 일치하지 못할 경우 재난대책은 실패되고 불만은 증가할 수 있다. 또한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유엔개발계획(UNDP) 등 국제기구의 대북 자연재난 대비 개발협력에 따라 재난관리 필요성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 점차 향상되는 한편, 자연재난의 강도와 빈도가 가중되어 리더십의 변화도 요구된다.

셋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같이 자연재난은 초국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고려하여 주변국가들과의 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진 환자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확진자 0명’에는 북한 보건시스템의 취약으로 광범위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여 확진자가 없거나, 의도적으로 지역감염을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북한의 전체주의 정치 특성상 초기에 국경을 봉쇄하는 등 당국의 지시에 따라 질서있게 움직여 방역에 성공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경을 개방할 경우 영양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국경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자연재난은 불확실한 특성상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정치 지도자에게는 위기이자 대처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재난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경우 리더십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처리가 미흡할 경우 정치적 위기를 맞는 암초와 같다. 특히 경제 침체시기의 대형 자연재난은 상승기에 비해 타격이 더 심각하고, 국가경제 전체에 파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재난발생 후 국제기구 지원을 거절한 미얀마, 인도네시아 사례와 같이 정치환경이 불안정한 나라들은 자연재난 발생시 정부의 대응능력에 대한 국민 비판을 우려하여 국제사회의 원조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전 세계에 선진적인 보건의료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이것이 없으면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곤란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자연재난은 자연현상과 인간사회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계속될 것이며, 인류에게 끊임없는 위협으로 존재할 것이다. 감염병의 특성은 변이성으로 시대와 사회구조, 환경영향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변화한다. 새로운 병원체의 출현은 여러 환경 기후 및 생태계의 변화와 인간 사회의 도시화, 교통 및 기술문명의 발달과 관련되어 있다23). 이와 같이 기후변화로 인해 신종 감염병은 지속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감염병의 파급력은 증가하고 있다. 감염병은 가장 먼저 경제에 타격을 주고, 막대한 인명손실과 함께 확산으로 인한 사회구조 자체를 와해시키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2020년은 북한에게 당 창건 75주년 및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종료되는 해이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집권 10년 차가 되는 해로 경제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북제재 상황을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한 북한은 현재 제재 및 코로나 사태 여파로 외화 수입 원천인 광물 수출입, 관광사업 등이 막히는 등 경제 침체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온상승으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의 재발 조짐이 보이고, 태풍·홍수가 북한을 계속 강타할 것이다. 또한 감염병 전문가들은 재창궐 후 더 큰 피해를 입힌 스페인 독감처럼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도 생존을 위해 변이되어 더 강력해진 가운데 금년 가을에 독감과 병합하여 재차 유행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제재 및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난으로 외화가 고갈되어 식량 및 에너지 구매를 위한 여력이 부족해 보인다. 북한 경제의 한 축을 보완해온 장마당과 밀무역도 2020년 1월의 국경봉쇄 및 국가비상방역체제 선포로 기능이 제한되어 쌀값 등이 급등하고 있다는 보도도 전해지고 있다. 또한 1995년 대홍수 이후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의존해 왔으나, 이마저도 코로나 사태이후 전 세계가 자국의 경제회생을 위한 양적확대에 매달려 기부금 모금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태풍·홍수로 농업부문에 피해를 입고,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동물질병으로 가축이 소실되며, 가을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2차 대유행으로 경제봉쇄를 지속할 경우 북한은 내부적으로 생계 위기에 직면한 주민들이 국경을 넘는 재난난민의 증가, 자원 부족으로 권력기관 간 갈등구조 심화, 국가재정 부실, 부정부패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또한 자연재난은 정치·경제 계층별 위험 불균등에 따른 사회 불평등을 생산한다. 평양 중심의 정치·경제·사회 정책으로 중앙-지방간 불균형이 심각한 북한에서 자연재난으로 피해의 불평등이 부각되면 사회내부 갈등이 증폭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연재난에 따른 정치경제학적 대응 역량의 붕괴는 체제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북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 각주

1) 조선일보. 2020.2.26. “신형 코로나, 신종플루보다 3배 빠르고 20배 독하다”. A16면.
2) 박형중 외. 2015. “한반도 중장기 정세변동 및 정책도전 관련 요인의 식별(2015-2030)”. p327.
3) 이종열 외. 2014. “재난관리론”. p12.
4) 오윤경. 2013. “Natech 재난 관리방안 연구”. p12.
5) 이종열 외. 2014. “재난관리론”. p18.
6) T om McKim. 2011. “Climate Related Natural Disasters and the Onset of Civil Conflict: 1970-2008”. E-International Relations Students. p15.
7) 박형중 외. 2015. “한반도 중장기 정세변동 및 정책도전 관련 요인의 식별(2015-2030)”. p327.
8) Mariya Y. Omelicheva. 2011. “Natural Disasters: Triggers of Political Instability?”. International Interactions. 37(4). p444.
9) 허라금. 2015. “위험시대 재난과 정치적 책임”. 철학연구 제108집. pp81-82.
10) 이미연. 2015. “자연재해 피해의 결정요인 및 경제적 파급효과”. 서울대학교 박사논문. p13.
11) Ibid. p60.
12) 중앙일보. 2014.5.1. “김정하의 여론읽기: 현장 달려간 오바마, 나흘뒤에 간 부시··· 표심 갈랐다”.
13)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2002년 사스(SARS), 2014년 에볼라(Ebola), 2012년 메르스(MERS).
14) 송영구. 2005. “전염병의 역사는 진행중”. 「대한내과학회지」. 제68권 제2호. p128.
15) Ibid. p128.
16) 뉴스프리존. 2020.3.11. “인류역사를 뒤흔든 전염병의 일지들”.
17) 뉴스프리존. 2020.3.11. “인류역사를 뒤흔든 전염병의 일지들”.
18) 조선일보. 2020.4.3. “코로나에 무너진 무상의료··· 의료보험 채택국보다 사망률 3배 높아”. A33면.
19) 뉴스1. 2020.4.10. “FAO ‘북 등 보건위기, 기아위기 겹치는 위기속 위기에 처해’”.
20) 조선일보. 2020.3.11. “페스트 시신을 자연사로 허위보고···시, 확인않고 봉쇄 풀어 대확산”. A30면.
21) 강철환. 2017. “국경지역 수해복구 올인한 김정은 정권의 속내”. 「월간 북한」. 2017년 1월호. pp94-95
22) 조선일보. 2020.2.19. “우한 코로나, 공포반응과 분노반응 관리가 관건”. A34면.
23) 최강원. 2000.1.2. “2000 신년: 새로운 시대 의학/새로운 전염병의 출현”. 「의협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