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러시아 『스푸트니크(Sputnik)』 통신사는 “러시아는 프랑스-핀란드-폴란드와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육상 국경에서의 군사훈련이 끝나는 대로 러시아군을 본국으로 복귀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라고 보도했으며, 2월 15일 영국 『BB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배치한 병력 일부가 철수했다”라고 보도했다.
비록 러시아의 진정성에 의심이 가나, 이는 지난 2월 8일 미국이 설정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일인 2월 16일을 하루 앞두고, 동유럽 우크라이나 지상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보인 조치였다.
일부 안보/군사 전문가들은 나토-유럽연합-러시아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구도 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또 다른 안보/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지상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반면, 러시아 해군이 흑해에서의 우크라이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흑해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며 크림반도와 인접한 아조프해와 케르치 해협을 봉쇄하고 흑해에서의 해양통제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사례는 다음과 같은 사건에서 증명됐다. 우선 2014년 3월 28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성향의 크림반도와 인근 지역을 러시아로 병합하는 조치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대적인 경제 제재를 취했다.
러시아 흑해 함대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로 흑해함대 사령부를 이전하면서 흑해에 대한 해양통제 능력을 증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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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8년 11월 25일 러시아 연방안보국 소속 해양경비대 함정이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케르치 해협을 경유해 아조프해로 진입하는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3척과 예인함 1척을 억류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해양분쟁이 악화됐다.
당시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남부지역 사이에 위치한 케르치 해협의 다리를 폭파해 봉쇄하려는 등의 조치로 아조프해에 대한 러시아의 기득권을 주장했다.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승조원들은 2019년 11월 18일에 우크라이나로 귀환했다.
2021년 6월 23일 영국 해군 디펜더 함정이 흑해에서의 나토 연합훈련을 마치고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에 방문한 뒤 귀항하던 중, 러시아 흑해 함대가 자국의 해상훈련을 방해하고 러시아 영해를 침입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공군 Su-25 전투기로 근접 위협 비행을 하는 등의 무력적 시위를 해 나토가 러시아에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6일 이후 미국과 서방의 안보/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유럽 내 미사일 배치와 군사훈련을 제한해 유럽연합과 러시아 간 다자적 대화가 진행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연기되고 러시아가 군사력을 철수시키는 등의 상황이 전개되는 반면, 러시아는 다수의 해군력을 흑해로 진입시키면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26일 『미 해군 연구소 뉴스(USNI News)』는 러시아 북해함대 사령부가 대서양, 지중해, 중동 걸프만에서 대대적인 해군종합훈련을 했다면서 이들 중 일부 해군 함정들이 흑해로 이동해 러시아 흑해 함대 전력을 증강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2월 8일 『해군뉴스(Naval News)』는 1월에 발트해에서 출항한 러시아 해군 상륙함과 킬로급 잠수함 등 총 6척이 시리아에 건설된 러시아 타르투스 해군기지에 기항했다면서, 이들 함정과 잠수함이 곧 터키 마르마라해와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흑해로 진입해 러시아 흑해함대에 배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 해군 루프차급과 이반 그렌급 상륙함은 상륙군 약 300명과 전차 10~13대를 탑재할 수 있는 상륙작전 능력을 갖고 있어 이들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추가로 슬라바급 핵추진 순양함이 흑해로 이동해 지중해에서 훈련 중인 프랑스 해군 샤를 드골 핵항모 기동타격단과 미 해군 및 이탈리아 해군 구축함으로 구성된 나토 연합함대과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10일 『NPR』과 2월 11일 『USNI News』는 냉전 이후 지중해에서 가장 큰 대규모 해군훈련을 했다면서, 이 중 일부 상륙함, 잠수함과 순양함들이 흑해로 진입한 것은 2월말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나는 시점을 염두에 둔 또 다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월 11일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 국무부에 러시아가 흑해에서의 우크라이나 항구를 봉쇄해 우크라이나에 경제적 치명타를 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상 국경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가 흑해로 이동해 해양에서의 군사적 긴장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보고했다.
궁극적으로 유럽 안보 및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전을 구사하고 있다며 아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긴장 조성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 출처 : USNI News, January 26, 2022; Washington Post, February 8, 2022; Naval News, February 8, 2022; USNI News, February 11, 2022; NPR, February 10, 2022; BBC, February 15, 2022; Sputnik, February 16, 2022; RCN International Outlook, February 14,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