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부터 개시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하, ‘푸틴의 전쟁’)이 점차 제3차 세계대전으로의 확산 가능성으로 보도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게 『비행금지 구역Non-flying Zone』설정을 요청했으나, 미국과 나토는 자칫 잘못하면 나토와 러시아 간 전면전으로 확전될 것이고 미국의 개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세계대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거부했다. 그러나 여전히 ‘푸틴의 전쟁’이 새로운 세계대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해외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이 매체들은 확전 가능성의 주된 이유를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을 막고자 영국이 시도하던 독일과의 유화정책appeasement policy이 실패한 것과 지난 22년간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를 서구 중심의 국제정치 구도에 합류하도록 설득한 노력들이 이번 2월 24일 푸틴의 전쟁으로 일시에 물거품이 된 것을 사례로 들었다. 특히 지난 3월 17일 미국 『뉴욕타임스 국제판』에 특별논단을 기고한 브렛 스티븐스Bret Stephens 박사는 지난 2월 24일 개시된 ‘푸틴의 전쟁’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새로운 세계 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망했으며, 이후 다른 해외매체와 연구기관들도 유사한 시각을 보도했다. 첫째,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 유럽에서, 1941년 태평양에서 갑자기 발발한 것이 아니고, 이전부터 여러 가지 사건들이 축적되면서 일시에 폭발하면서 발생한 전쟁이다. 유럽에서는 1935년에 이탈리아가 북아프리카 침공했고, 1936년에 독일이 재무장을 선언하고 스페인 내전이 발발했으며, 1939년 독일과 소비에트가 폴란드를 침공해 분할했고, 1940년 독일이 덴마크와 노르웨이에 전격전Blitzkrieg을 감행해 침공하면서 전쟁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으로 발화됐다. 태평양의 경우에는 1931년 일본이 불법으로 만주를 점령하면서 중·일 전쟁이 2년 동안 치러졌으며, 이를 목격한 미국이 1940년 초에 캘리포니아에 전개된 태평양 함대를 하와이로 이동시켰고, 마리아나, 캐롤라인과 마셜 군도에 미군의 주둔을 증강하며 일본이 인도차이나 반도로 진출해 확보하려는 전쟁 에너지 자원 수입을 차단했으며, 이에 1941년 12월 7일 일본 해군 연합함대가 전격적으로 진주만 해군기지를 기습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둘째, 지난 2월 21일 ‘푸틴의 전쟁’ 발생 이전에 앞서 언급한 전쟁의 징후들과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예를 들면 2008년 8월 러시아의 조지아 공격,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2015년 러시아의 시리아 아레포 융단 폭격과 시리아 내 군사거점 구축, 영국에 거주하는 러시아 반대인사에 대한 공개적인 독약 암살, 미국 대선 개입 음모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 알렉스 나발니 정치인의 감방에서의 독살 시도 등이며, 이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의 대응조치가 미흡했다. 또한, 중국의 홍콩 자치권 박탈, 남중국해에 대한 역사적 권리 기정사실화,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 미얀마 군부 쿠테타 등의 사건들이 발생했지만,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국제규범과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제재를 보이지 않는 점도 우려된다. 셋째, ‘푸틴의 전쟁’ 이후 러시아 내 중산층들이 인접국가로 이동하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과두정치Russian Oligarchs를 저지할 반대계층이 점차 사라져 푸틴 대통령의 근측 중심의 과도정치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들이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 거대 재벌이 소유한 호화 요트 등을 차압한 것에만 만족할 때가 아니다. 미국은 나토가 이번 푸틴의 전쟁으로 단결하게 되는 계기가 됐고,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경제제재로 푸틴 대통령의 전쟁 수행 의지를 저지할 수 있으며, 제브린 견착식 대전차와 스팅거 견착식 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해 러시아군의 점령작전을 저지하는 효과를 보았다는 ‘재앙적 환상illusions’에서 벗어나야 한다. 넷째, 미국과 나토는 ‘푸틴의 전쟁’을 종료하기 위한 출구전략offramp 마련보다 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 일으킨 푸틴의 전쟁 제2절double down에 해당하는 충격을 중국·시리아·이란·북한이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어 영국 『BBC』, 미국 월슨센터Wilson Center 연구보고서, 아랍 『알자지라Al Jazeera』등의 매체들도 유사한 우려를 보도했다. 이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의 재래식 무기에 의해 압박을 받을 시에 전술적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임을 호언하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은 민간인에 대한 생화학무기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권하고 있는 이율배반적 현상을 지적했다. 또한, 중국이 대만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적 압박을 가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한 귀속을 강요하고 있고,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무시하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정황도 우려사항으로 들었다. 궁극적으로 스티븐스 박사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유럽에서의 ‘푸틴의 전쟁’을 종료시키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푸틴의 전쟁이 ‘새로운 세계대전으로 과거 사례에 같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대전략’을 수립해 전후 유지됐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파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March 17, 2022; BBC, March 20, 2022; Wilson Center, March 21, 2022; Al Jazeera, Mrch 25,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