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해외 매체 기사들이 지배적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지난 7개월 간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제기됐다”면서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3원칙이 제시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3원칙은 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② 유럽전쟁으로 확전을 방지하며, ③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해외 매체들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상황 이래 지난 77년간 유지돼 온 ‘여하한 상황하에도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무기 사용 금기(taboo)가 깨지는 모멘텀에 있다”면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매우 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우선 지난 9월 30일 『뉴욕타임스』는 토마스 프리드먼의 논평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핵무기를 운운하면서 마치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닮아가는 ‘푸틴의 북한화(Putin’s North Koreanization)’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김정은과 유사하게 푸틴 대통령이 국내 영향력 증진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사용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프리드먼 박사는 “러시아 내 민족주의 성향의 인사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굴욕을 넘기 위해 핵무기 사용에 대해 마치 북한과 같이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휴전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손상된 러시아-독일 간 가스라인을 복구하며, 4개 자치구 병합을 인정하는 등의 해소방안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지난 9월 30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4개 자치구를 러시아로 병합한 기념식에서 “대통령으로서 러시아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고 선언하면서, 1945년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핵폭탄 사례를 언급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암시했다. 같은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것은 허세가 아니다(This is not bluff)”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1일 강경파로 알려진 러시아 체첸주 람잔 카디로프 주지사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 보존을 위해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고 핵무기 사용 범위까지 암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가는 여전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우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해 군사적 이동을 했다는 군사정보가 부재한 상황을 들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다음으로 만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해도 실질적으로 군사적 이득을 얻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제기했다. 또한, 이미 우크라이나 전선에 우세한 재래식 무기와 장비를 투입한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린다고 해서 비핵무기 보유국인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이는 더욱 러시아군을 창피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반면, 일반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재래식 곡사포 탄환을 저위력 핵탄약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려하는 핵무기 사용 범위가 아닌, 재래식 무기체계를 통해서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지난 10월 3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전술 핵무기 사용 개념이 냉전 이후 정확히 정립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확한 전술핵 운용을 위한 전략적 개념이 없어 더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제이크 설리번 수석 보좌관은 “냉전시 정립된 핵 억제 전략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 매우 애매모호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만일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과 전술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10월 3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지난 8월 30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자치구의 러시아 병합이 전술 핵무기 사용을 위한 사전조치라는 우려와 함께, 만일 나토가 개입을 한다면 러시아는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푸틴 대통령도 다음과 같은 적지 않은 제한사항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푸틴 대통령이 지난 77년 간 유지된 핵무기 사용 금지를 깰 수 있는가이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해 러시아로 하여금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 이는 이란, 북한 등 불법적 핵무기 보유국을 자극하는 역효과로 나타나고 있어 러시아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우려이다. 또한, 제한적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해 이미 고착전에 진입한 우크라이나 전세를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이다. 이어 지난 10월 7일 『뉴욕타임스 국제판』,『BBC』, 『The Guardian』은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미국과 나토는 핵무기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며, 이는 세계에 핵전쟁으로 빠지는 지구멸망 아마게돈으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와의 전략대화를 통해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대책 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세계 2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러시아가 전장에서 수세에 몰린다고 해 비핵국가인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러시아가 쇠퇴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The New York Times, September 30, 2022;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October 3 & October 7, 2022; The Guardian October 7, 2022; BBC, October 7,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