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Tsai Ing-wen, President of Taiwan, Republic of China
대만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지난 4월 9일에 중남미 외교 관계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스를 방문하는 동안 중간 기착지인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미국 의회 케빈 메카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이는 지난해 8월 2일 전임(前任)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시간 동안 대만을 방문한 이래 2번째의 대만 총통과 미국 하원의장 간의 만남이었다. 특히 미국 본토에서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만난 것은 미국이 1992년 대만과 단교한 이래 44년 만의 처음 사례였다. 이에 대해 미 바이든 행정부는 과거에도 대만 총통이 미국을 중간 기착지로 방문하여 미국 정치 인사와 만난 사례가 있었다면서 이를 ‘관례’라고 해석하면서 중국이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하였다. 지난 4월 7일 미국 『뉴욕타임스 국제판(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은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의 압박으로 중남미 약소국들과 외교 관계가 단절되는 상황하에 미국을 디딤돌로 삼아 일본과 유럽연합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외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라고 평가하였다. 최근 대만은 그동안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던 남태평양 솔로몬 군도와 중남미 에과드로가 대만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하였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등의 중국의 정치경제문화적 압박에 따른 외교적 고립에 처해 있다. 특히 2017년부터 전임(前任)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 카드(Taiwan Card)”를 사용하였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트럼프의 대만 정책을 이어받아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 승인 등 “대만 카드” 수위를 높여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더욱 미국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여 이를 바탕으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자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중남미에서 소수 국가와 외교적 관계를 갖고 있는 대만이 이들 국가에 대한 경제 지원을 약속하기 위해 차이잉원 총통이 직접 방문한다는 의미 이외에 중간 기착지인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미국 정치권 3위 서열 케빈 매게시 하원의장을 만남으로써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 대만의 위상을 높이려는 ‘외교전략’을 지향하였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지난 4월 7일 『NYT』는 미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방문을 강행하려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의도를 저지하는 대신에, 차이잉원 총통의 중남미 방문을 계기로 캘리포니아에서 만나도록 한 것은 대만을 만족시키면서 지난해 낸시 펠로시 전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중국 반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곡예를 하는 모습(juggling)”을 보인 사례였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만남 장소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으로 지정함으로써 미국이 자유와 민주를 지향하는 대만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보였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은 원초적 반응을 보였다. 우선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을 통해 “대만은 중국의 핵심이익중 핵심이라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고 대만 분리주의자와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중국군은 지난 4월 8일부터 10일 간 대만 주변 공역과 공해에서 일명 『날카로운 검 합동훈련(聯合利劍)』을 실시하였다. 특히 Type 002형 스키점프식 산둥(山東) 항모 타격단을 투입하였다. 또한, 중국 공군은 J(殲)-10/11/16형 전투기, YY(運)-20형 공중급유기, H(紅)-6형 전략폭격기, KJ(空警)-500형 공중조기경보 및 통제(AEW&C)기 등 총 71대를 대만 주변 공역에 투입하였으며, 그중 45대의 군용기가 중국 동부 연안과 대만 간 중간선(median line)을 넘었다. 아울러 지난 4월 10일에는 대만 북부 해역에서 중국 해군의 Type 052D형 구축함 등 9척의 해상수상함들이 함포사격을 하였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해 전임(前任)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방문에 따른 중국군의 군사적 대응이 대만 공역과 공해를 봉쇄하는 양상이었다면, 이번은 대만에 직접 군사력을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보인 양상이었다고 평가하였다. 지난 4월 7일 『NYT』는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내년 대만 총통 선거를 의식하여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대만 국민에게 보내는 한편, 중국과 전략경쟁을 벌이는 미국에 대만이 미국의 부담을 대행해 줄 수 있다는 이중적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하였다. 이에 대해 미국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의 미국 실익만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하였다. 궁극적으로 안보 전문가들은 미·중 전략경쟁에 낀 대만이 더욱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는 내년 대만 총통 선거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였다.
* 출처: Reuters, March 21, 2023; Politico, March 29, 2023; Voice of America, April 1, 2023; CNN, April 6, 2023;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April 7, 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