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정착지구 공격에 따른 후유증이 대서양과 지중해, 인도양을 연결하는 국제수로 수에즈 운하 통항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그동안 예맨 후디스 반군에게 미사일과 무인기를 지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인접된 수에즈 운하에 미사일 공격을 했고,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대형 컨테이너선 및 카페리선을 나포하는 등의 위협을 가해 세계 유수급 해운회사들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8일 뉴욕타임스와 1월 11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는 예맨 후디스 반군의 수에즈 운하 공격으로 국제 해운화사들이 받은 영향과 세계 부품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첫째, 수에즈 운하를 거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항해는 약 10일이 더 소요되고, 거리는 약 6,400㎞에 이른다.
둘째, 생활필수품을 대부분 중국과 아세안으로 수입하는 유럽 주요 국가들이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셋째, 아시아-유럽 항로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함으로써 약 10일이 더 소요돼 유럽 현지 시장에서의 물가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넷째, 해운회사들의 운송료가 상승해 국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통상 해운회사의 운송료 상승은 한번 올라가면 다시 내려가기가 어렵다. 공급자-해운회사-수요자 간 연결고리가 한번이라도 손상되면, 그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중국이 운영하는 대형 카페리 선박은 2년 전에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영향으로 운송료가 약 16,000달러에서 지금은 105,000달러로 6배 이상 상승했으나,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향후 더 상승할 전망이다.
다섯째, 이러한 운송료는 지난 3년간의 COVID-19 팬데믹으로 상승한 이래, 이번 후디스 반군의 수에즈 운하 공격에 따른 우회항로 사용으로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여섯째, 선박회사가 후디스 반군의 공격을 감수하고 수에즈 운하를 거치려 해도 선원들이 거부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갤럭시 리더(Galaxy Leader) 대형 카페리 선박이 후디스 반군에 나포됐으나, 아직까지 선원들이 풀려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선원들이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안전한 우회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다행히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대형 유조선들에 대한 공격은 없어 중동에서 유럽으로 이송되는 유류 공급은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다.
예맨 후디스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국가들의 유류 수출을 고려해 주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운영하는 대형 카페리와 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대상으로 공격하고 있다.
세계 해운 물동량의 1/5를 담당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국제 Hapag-Lloyd 해운회사는 최근 389척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 운항 중에 250척이 희망봉을 경유하는 우회항로를 거쳐 국제 부품공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했다.
현재 수에즈 운하는 세계 해운 물동량의 약 12%가 지나고 있으며, 이번 후디스 반군의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대형 카페리와 컨테이너 선박에 대한 공격으로 항해에 약 10일이 더 소요되고 약 40%의 추가 항속거리가 요구되는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
해운 전문가들은 유엔과 미국이 나서서 수에즈 운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 지난 3년간 COVID-19 팬데믹으로 영향을 받은 국제 해운에 더 이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사진 설명 : 수에즈 운하 및 우회경로도
* 내용 출처 :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January 8, 2024, p. 7; UN News, January 10, 2024; United States Naval Institute News, January 11,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