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은 현재 미 본토 서부에 3함대, 중남미에 4함대, 중동에 5함대, 지중해에 6함대, 동아시아에 7함대 사령부 그리고 지난해 8월에 미 본토 동부와 북극해까지 작전지역인 2함대 사령부를 포함하여 총 6개의 기동 함대 사령부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해군력 팽창에 대비하여 인도양까지 관심을 두겠다면서,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 사령부(USPACOM)를 『인도-태평양 사령부(USINDOPACIOM)』로 개칭하였으며, 예하 부대로 미 본토 서부 샌디에이고에 3함대 사령부, 일본 요코스카에 7함대 사령부를 두었으나 인도양을 담당하는 기동 함대 사령부가 없어 작전 수행에 어려움이 많으며, 실제 이를 총괄하는 사령부 이름도 여전히 『태평양 함대 사령부(USPACFLTCOM)』로 되어 있어 이상한 부대 구조가 되었다.
한편, 지난 11월 17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USNI News)』는 미 해군성 케네스 브레이스웨이트 장관이 1973년 2월 1일에 현재의 3함대에 흡수된 『1함대 사령부(1st Fleet)』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국방성(DoD)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하였다.
1949년 미 해군은 구소련 잠수함이 미 본토 서부 해역에 침투할 수 있다는 위협 평가에 따라 하와이 태평양 함대 사령부 예하에 1함대 사령부를 창설하여 운용하다가 1973년에 구소련 위협이 변화하자 예산 절약 등을 이유로 현재의 3함대 사령부에 임무와 역할이 흡수되어 폐지되었다.
또한, 지난 11월 17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는 브레이스웨이트 장관이 1함대 사령부 부활 이유를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첫째,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브라이스웨이테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해군에게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인도양에도 주력하라고 지시하여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각종 정찰와 감시, 연합훈련 그리고 경비작전을 증가하고 있으나, 태평양과 인도양 간 지리적 이격으로 어려움이 많아 이를 시정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는 것이었다. 실제 그동안 군사 전문가들은 인도-태평양 간 『연계성(interconnection)』을 갖추기 위한 추가 함대 사령부 창설을 지속해서 지적하였다.
둘째, 7함대 사령부의 부담 감소이다. 2018년에 태평양 사령부가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개칭된 이후 인도양에서의 연합해군 훈련이 증가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이를 전담할 기동 함대 사령부가 없이 기존 7함대 사령부가 추가 과업으로 수행하여 7함대 사령부에 과업 부담이 컸다. 2016년 7월 미 해군은 전임(前任) 오바마 대통령의 ‘Pivot to Asia’ 또는 ‘Rebalance to Asia’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3함대 사령부 전력들을 7함대 사령부에 배속시키는 『3함대 전력 전방배치(Third Fleet Forward Concept)』 조치를 하였으나, 배속 전력에 대한 지휘통제 및 수리와 정비에 있어 문제가 나타나자, 2018년 7월에 계획을 취소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해군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지시하자 7함대 사령부의 임무수행이 배가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특히 이는 7함대 사령부가 미 해군 간부들의 보직 기피 대상으로 나타난 주된 이유였으며, 2017년에 발생한 다수의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과 잠수함이 민간 상선과 연근해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유였다.
즉 장병들의 과업 과중으로 근무 태만의 사태가 해상충돌로 이어져 당시 7함대 사령관이 보직 해임되고,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 도덕적 책임으로 전역하는 사태로 연계되었다. 셋째, 동맹국 해군과의 협력 증대이다.
인도양과 남중국해에 인접된 미국 동맹국, 파트너십국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의 해군력은 인도, 호주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매우 취약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을 지원할 전담 함대 사령부가 필요하였다.
예를 들면 방글라데쉬, 미얀마, 베트남,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이다. 넷째, 중국의 북극해 진출이다. 2018년 중국은 중국의 북극해 정책서를 발간하면서 북극이사회 업저버 국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북극해 진출을 기정사실로 하여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중국 해군 쇄빙선이 해빙기를 이용하여 중국 국적 선박을 호송하여 북극해 북방항로(NSR)를 무사히 순항하였으며, 이에 대해 일본 요코스카에 위치한 7함대 사령부가 한반도 동해와 베링해에 관심을 집중하도록 하였다.
지난 11월 24일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존 멕케인 구축함이 러시아 태평양 사령부와 인접한 피터대제만(Great Peter Gulf)를 러시아가 내해라고 주장하기 위해 무리한 직선기선을 긋자 이곳에 대해 항행의 자유작전(FONOP)을 실시하였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 해군 함정이 대응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브레이스웨스트 장관이 1함대 사령부 부활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향후 1함대 사령부가 어떤 형태와 어느 곳에 사령부가 위치할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부활할 1함대 사령부는 싱가포르 또는 호주의 북부 항구에 전개되어 인도양으로 원정작전(expeditionary-oriented naval operation)을 수행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였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1함대 사령부가 중국 해군력 팽창을 저지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면서 2018년 8월 1일 인도양과 인접된 지부티에 해군보장기지를 구축한 중국 해군이 인도양에 수상함 전대와 잠수함을 상시 전개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1함대 사령부가 주로 인도양을 담당하는 역할과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지난 10월 27일 미국과 인도는 『양국 외교 및 국방장관 회담(2+2 talk)』에서 양국 군사협력증진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하였으며, 지난 11월 19일 브레이스웨스트 장관은 인도를 방문하여 인도 해군과의 구체적인 1함대 사령부 부활을 위한 세부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보도되었으며, 이후 국방성 및 합참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추가하여 지난 11월 23일 대만의 『Taiwan Times』가 인도-태평양 사령부 정보참모부장(J-2) 마이클 스튜터만 해군소장이 대만을 비밀리에 방문하였다고 보도하였으며,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모종의 계획을 동맹국들과 협의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 11월 18일 미 해군성 대변인 제이 디 도르세이 중위는 “아직 미 해군에서는 1함대 사령부 부활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린 것이 없다면서 미 해군성은 인도-태평양 사령부와 동맹국 그리고 파트너십국과 뜻을 같이하는 국가 해군과 긴밀한 협의에 의해 함대 전력 개편과 전투준비태세를 개선하고 있다”라고 발표하였다.
궁극적으로 향후 미 해군의 인도양에 대한 공백을 부활할 1함대 사령부가 전담하면서 중국 해군의 인도양 진출을 견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약어 해설 - USPACOM: United States Pacific Command - USINDOPACOM: United States Indo-Pacific Command - USPACFLTCOM: United States Pacific Fleet Command - USNI: United States Naval Institute - DoD: Department of Defense - NSR: North Sea Route in Arctic - FONOP: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
* 출처: USNI, February 12, 2020; USNI News, June 11, 2020; USNI News, October 22, 2020; USNI News, November 17, 2020; Taiwan Times, November 23, 2020; GlobalSecurity.com, November 24,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