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격적 군사 침공은 주변국에게 심각한 안보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이전에 독일과 구소련에 의해 강제적으로 양분된 국면을 맞이했던 폴란드는 인접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공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행히 폴란드는 1999년 3월 1일부로 나토에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미국은 폴란드에 미국 주도의 지역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를 위해 2018년부터 육상기반의 이지스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 2022년 전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전진배치된 센서를 이용한 조기 경보, 정찰 및 감시 임무를 수행해 나토의 유럽 전구 미사일 방어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3월 24일 나토 정상회담에 참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폴란드를 방어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폴란드의 전략적 가치와 역할을 강조하면서 미국은 폴란드 군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4월 3일 『Global Security』는 폴란드 내각 자로젠스키 카크잔시키 부수상이 “폴란드는 미국 핵무기를 폴란드 영토에 전개하는 것에 대한 공개적으로 논의할 것이다“라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미국은 유럽연합 내 나토 회원국 국가 중 5개 국가에 약 100기의 전술용 핵무기를 전진배치하고 있다. 핵무기 보유와 관리는 미국이 독단적으로 하나, 해당 국가가 보유한 전투기에 전술 핵무기를 탑재하는 것은 미국과 해당국 간 전략적인 협상 메커니즘에 따라 상호 동의해 작전투입을 결정하는 개념이다. 통상 이를 핵무기 공유(nuclear sharing) 또는 핵무기 협상(nuclear consultation)이라고 지칭하며, 이에 따른 상대국 핵무기 위협을 억제하는 개념을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ce)』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미국이 유럽연합 나토 회원국 어느 국가, 어느 공군기지에 전술 핵무기를 전진배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모호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폴란드 입장에서는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폴란드 안보에 영향을 주는 바가 다음과 같이 크다고 믿는다. 우선 우크라이나로부터 대규모 난민 수용이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한 이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포격과 미사일 공격을 실시했으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북부지역에 거주하던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로 진입해 혼란을 야기했다. 다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음 침공 대상국가가 폴란드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에 비해 열세한 군사력을 갖고 있는 폴란드가 미국의 전술 핵무기 전개를 대안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폴란드 국민 여론은 “만일 미국이 러시아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폴란드에 전술 핵무기를 전개하기를 제안한다면, 폴란드 정부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라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유럽 전구의 동부전선인 과거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협력해 확장 억제력을 갖춰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에 50,000명의 유럽 주둔 미군을 폴란드 내로 전진배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미 의회는 이러한 폴란드 정부의 요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이를 지지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장차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간 점령한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가주권을 행사하는 키이우 수도 지역으로 양분되면, 향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인민공화국들을 동원해 폴란드를 위협할 수 있는 대리전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나토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및 국경분할이 결정되면, 우크라이나에 나토군 위주의 국제평화유지군(PKO)을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러시아가 “나토가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면, 군사력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나서자, 일부 나토 국가들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폴란드의 국가안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폴란드 부총리가 미국이 전술 핵무기를 폴란드에 전개하는 것을 제안하며, 폴란드는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것임을 언급한 것이었다. 지난 3월 9일 『Defense News』는 “이러한 폴란드의 미국 전술 핵무기 도입 허가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장비 지원에 매우 소극적이던 독일의 행보에 대한 실망에 따른 영향일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라고 보도했다. 즉, 과거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독일과 구소련이 폴란드를 양분했던 역사적 사례를 볼 때, 독일이 러시아와 다시 폴란드를 분할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는 평가였다. 궁극적으로 국제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폴란드의 미국 전술 핵무기 도입 허가 가능성 발언은 나토가 자국 이기주의에 의해 동유럽 내 취약한 국가들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동맹 강화만이 국가주권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 출처 : Iran Press TV, April 3, 2022; Newsweek, April 4, 2022; Reuters, April 5, 2022; Daily Mail, April 5, 2022; Wion News, April 5, 2022; Global Security, April 5,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