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의 양극에 위치한 북극해와 남극해가 예상보다 빠르게 해빙되고 있다. 이러한 남/북극해 해빙은 관련국들의 해양경계선 분쟁, 일부 국가의 해상교통로 통제, 해양환경 변화, 지구기후 변화에 따른 대형 재난 등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 될 것이며, 이에 따른 군사력 대립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북극해 해빙과 군사적 함의이다. 지난 12월 7일 러시아 <바렌츠 업저버(Barents Observer)>는 “러시아 해군 총사령관 니콜라이 예브메노브 제독이 북극해에 러시아 해군 배치를 강화하고 해군기지를 확장하는 등 적극적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북극해에서 미국·캐나다·노르웨이·덴마크·아이슬란드·핀란드·스웨덴과 북극해 해빙에 따른 대륙붕 경계 획정(Continental Shelf)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은 1996년 9월 19일에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를 결성해 북극해 문제를 관리하고 있다.
유엔 산하 대륙붕한계위원회(United Nations Commission on the Limits of the Continental Shelf: UNCLCS)는 각국으로부터 대륙붕 한계선 설정에 대한 지리적이며, 과학적인 자료를 받아 연안국 간 대륙붕 경계를 획정하고 있다. 그 기준은 유엔해양법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이나, 북극해의 경우는 해빙과 결빙이 혼재돼 결정이 어렵다.
또한, UNCLOS는 연안국의 해양 관할권 범위를 200마일로 제한하며, 이를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만일 UNCLCS가 연안국의 대륙붕 한계선을 EEZ를 넘는 해저로 획정할 경우 연안국 간 심각한 대립이 나타날 것이다.
특히, 현재 북극해 해저에는 석유, 천연가스, 미네랄 자원 등 막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러시아는 유럽연합과 함께 러시아 야밀 지역 등에서의 천연자원 개발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북극해 해빙으로 인해 한국 동해-동중국해-대만해협-남중국해-말라카해협-인도양-홍해와 걸프만해를 거치는 소위 ‘남해항로(Southern Sea Route)’를 대신할 ‘북해항로(Northern Sea Route: NSR)’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 유수급 해운회사와 국제 물류회사들은 해빙기를 맞아 남해항로보다 북해항로를 이용하기 위한 선박 건조와 해운물류 체계를 갖추려 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해항로 안전과 지리적 기득권을 이유로 북해항로에서의 운항에 대한 통관세 등의 대한 각종 제한을 둬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 만일 이를 거부하고 UNCLOS에 따른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FON)’ 권리를 행사할 경우, 러시아는 해군력에 의해 저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해운 전문가들은 “2030년에 이르면 북극 해빙기 동안 액화 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LNG) 등 1억 9천만 톤의 물류가 북극항로를 이용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제공하는 쇄빙선 지원 없이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향후 북극이사회 국가 간 군사적 대립과 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북해항로를 이용하고자 하는 북극이사회 참관국인 중국·한국·인도·일본·싱가포르도 해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월 6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남극에서 미국 뉴욕시 크기의 약 3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 빙산인 A23a(A23a Mega Iceberg)이 남극 얼음대륙으로부터 이탈해 이동하고 있으며, A24 역시 남극대륙으로부터 이탈해 대서양 포클랜드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초로 남극대륙으로부터 이탈된 A68a 빙산은 2021년에 대서양에서 완전 해빙됐으며, 이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남극 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은 “남극대륙의 대형 빙산이 이탈하는 것은 남극 동물들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남극과 인접된 해양에서의 조류 이동 경로, 온도 변화, 해수면 상승, 염도 감소 등 해양환경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면서 “군사적으로 남극과 인접된 국가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에 남/북극해 해수 온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지구 기후변화가 유발돼 각종 자연재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남극 연안국간 해양에서의 군사적 갈등과 대립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월 7일 캐나다 <RCN International Outlook>은 “러시아는 북극해에서, 중국은 남극해에서 해양조사 활동을 강화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향후 남/북극해 해양 문제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 내용 출처 : Washington Post, December 6, 2023; Barents Observer, December 7, 2023; RCN International Outlook, December 7, 2023.
* 사진 출처 : Arctic Council Secretariat/Linnea Nordström, CC BY-ND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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