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President of the Russian Federation(CC BY 4.0)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와 스웨덴 시프리(SIPRI)는 지난해 12월 14일 “세계 주요 국가들의 2024년도 국방비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이는 “유럽 전구에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동아시아 남중국해·동중국해·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 등에 따른 자국의 자구책”으로 평가했다.
국방비 세계 1위인 미국은 2024년도 국방비에 8,860억 달러(약 1,160조 원)를 배정해 2023년 대비 14.6%의 증가율을 보였다.
나토도 국방비 증가 추세를 보인다. 나토 회원국 가운데 11개 국가들이 각국의 2023년 국내총생산량(GDP) 2%를 2024년 국방비로 책정했다. 이는 2023년 나토 총 30개 회원국 중 7개 국가만 GDP의 2%를 국방비로 배정한 것과 비교시 분명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70년 넘게 중립국을 유지했던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서 GDP 2%를 2024년 국방비로 책정해 전년 대비 5%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통해 나토의 집단안보 체제하에서 보다 안정적 안보환경을 기대할 것이라는 군사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른 모습이었다.
안보 전문가들은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함으로써 그동안 핀란드-러시아 간 국경지대의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국방비를 늘렸다”고 평가했다.
핀란드와 함께 중립국이었던 스웨덴도 나토에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2024년도 국방비를 2023년도 대비 28%를 증가시키는 파격적 모습을 보였다. 스웨덴의 2024년 국방비는 118억 3,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받는 폴란드는 인접국이자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와의 긴장 조성으로 2024년도 국방비 규모를 2023년 국방비 대비 약 16%가 증가한 1,130억 폴란드 달러로 배정했다.
독일의 경우 나토 회원국으로서 약속한 GDP의 2% 기준보다 더 높은 2% 이상의 국방비를 책정했고, 국방 특별기금 예산까지 포함하면 더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지속되고 있는 중동 전구 내에서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영향을 받은 중동 국가들은 테러 대비와 자국 내 반군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해 국방비를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NEW START 탈퇴를 선언하고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하는 등 군비통제 조약이 무력화되는 모습들이 나타나자, 자국 방위력 강화를 위해 2024년도 국방비를 대폭 증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아의 경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세컨드 토마스 산호초에서 무력 충돌을 벌였고, 동중국해 조어도(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역사적 해양영유권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해·공군력을 동원해 대만을 순회하는 무력시위를 하자 중국 인접국들이 국방비를 증가시켰다.
예를 들면, 일본은 2024년 국방비를 7조 7,000억 엔으로 책정했으며, 이는 2023년 대비 13% 증가한 규모였다. 특히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대만해협에서의 위기 조성 등을 명목으로 ‘기존의 전수방어 개념’을 준수하기보다, 적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군사 지침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 방어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직접적인 군사 위협에 직면한 대만은 2024년도 국방비에 전년 대비 5% 증가한 6,068억 달러를 책정했으며, 신형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건조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3일 한국은 2024-28년 국방 중기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약 349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부분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전력 증강과 간부 운영비 증가였다. 2025년까지 군사정찰위성 5기를 올리고, 북한의 지하 갱도를 격파하는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를 개발하며, 장교와 부사관의 임금을 중견 기업 수준으로 향상하고, 2024년에 국방 인공지능 센터를 창설하는 등 미래전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궁극적으로 폴리티코와 시프리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미국의 국내정치 불확실성,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 중국 군사력 증강 등에 따른 자구책으로 국방비를 상향했다”고 평가했다.
* 출처 : SIPRI, April 25, 2023; Politico, December 14, 2023; Politico, January 5,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