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8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안보전략서 잠정안(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y Guidance)』을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이전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인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 그리고 세계에 미친 후유증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서 잠정안』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핵심으로 되돌아갈 것이며, 세계 안보 현안을 미국 중심(미국 우선주의)이 아닌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역할을 공유하며,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확산과 같은 국내문제와 병행해 미국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① 미국의 힘을 강화해 미국 국민과 경제, 국가 방위와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고, ② 미국과 동맹국, 글로벌 공동체와 주요 지역안보에 대한 위협을 억제하고 예방하며, ③ 강력한 민주주의 동맹과 파트너십, 다자주의 규범과 법에 의한 안정적이며, 개방된 국제질서를 주도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취임 후 1년이 지난 올해 초에 정식으로 『국가안보전략서(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와 『국가국방전략서(NDS: National Defense Strategy』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지난해 3월 8일 『국가안보전략서 잠정안』이 발표된 이후 미국과 지역별, 세계 안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해 바이든 국가안보회의 및 국방부 정책 실무팀들이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 역시 러시아 및 중국의 핵전력 증강과 공세적 전략 채택 징후에 따라 상응한 대응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위한 핵 군비통제 방향을 지향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지난 1월 25일 호주 『아스피(ASPI) 연구원』은 올해 발표될 『NSS』와 『NDS』 모두가 지난해 1월 이후 변화된 지정학적 도전과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여전히 딜레마이며, 이를 위한 장기적인 청사진 제시가 어려워 『NSS』와 『NDS』의 기조, 방향과 목표 설정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스피 연구원』은 여전히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나,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미국 국내문제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어서 현재 실무팀들이 어느 곳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지에 대해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리더십 회복, 지구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협과 도전의 대두, 미국 국내 응집력 강화 등의 기조 아래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중국 위주의 안보위협 대응에 관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으로 지난 1월 27일 『미국기업연구소(AEI,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for Public Policy Research)』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초에 발표될 『NSS』와 『NDS』의 우선순위 결정에 고민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변되는 외부 안보위협 대응과 빈부격차 심화, 인종차별, 미국 내 기반산업 재구축,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후유증 등의 국내 문제 간 어떻게 균형을 잡는가에 대해 여전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국내 문제와 외교 문제 간 균형을 이룬 전략은 없었다(No Strategy)”면서, 강대국들은 통상적으로 어느 한쪽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외교력과 군사력을 배합해 산적된 국제안보 문제와 국내 정치·경제·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했다.
아울러 과연 어떤 위협이, 어느 기간에, 어느 수준으로 나타날 것인가를 전망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안보와 번영, 자유를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이 과거와 달리 애매모호해, 국가안보전략서와 국가국방전략서 실무팀들이 더욱 큰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20일 미국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는 2022년에 발표될 예정인 『NPR』 작성에 참가한 진보주의이자 자유주의 성향의 바이든 행정부의 핵 안보 전문가들이 기존의 미국 『핵 안보 우위 정책(Sole Purpose Doctrine)』에 핵 군비통제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주장해 논란이 됐다면서, 미국의 우세한 핵 전력 능력 구비를 포기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만일 전통적 미국의 핵 우세 전략을 포기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들의 핵 위협이 더욱 대담해질 것이며, 이러한 핵 위협에 직면한 동맹국들이 우려가 증폭될 것이므로, 이는 매우 위협한 핵전략이라고 우려했다.
궁극적으로 지난해 3월 8일 『국가안보전략서 잠정안』을 발표할 당시 상황과 달리 국내 문제가 심각한 안보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군비통제 필요성마저 부각돼 올해 초로 예정된 바이든 행정부의 『NSS』발표가 늦어지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 : The White House, 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gegy Guidance, March 8, 2021; Project Syydicate, December 20, 2021; ASPI’s The Strategist, January 25, 2022; America Enterprise Institute, January 26, 2022; USNI News, January 27,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