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과 국가비상사태법 NEA, National Emergencies Act 을 근거로 『새로운 행정명령』을 공표해 대(對)러시아 추가 경제제재를 시행했다. 지난 3월 8일 백악관이 공개한 제재의 주요 내용은 ① 러시아산Russian Federation Origin 원유, 석유가스,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의 미국 수입 금지, ② 러시아 내 에너지 부문에 대한 미국인(소재지 불문)의 신규투자 금지, ③ 외국인이 하는 거래에 대해 미국인이 이를 승인하거나 자금을 제공하며 촉진하고 보증하는 행위 금지, ④ 상기 금지행위를 회피하는 거래, 회피할 목적을 가진 거래와 금지 위반을 야기하거나 위반을 시도하는 모든 거래 금지였다. 이번 행정명령의 특징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 결정을 위해 전 세계 동맹국,파트너십국, 의회 양당 지도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쳤으며,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동맹국들이 단계적으로 금지 제재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모든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십국들이 미국과 같은 수준의 제재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밝힌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미국의 행정명령이 수출량 세계 2위의 러시아산 원유를 제재하는 세계 최초의 경제 제재이며, 향후 국제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8일 미국 『Project Syndicate』는 영국 킹스대학교 방문학자인 닉 버틀러Nick Butler 박사가 주장한 “경제적 조건이 아닌, 정치적 조건에 따라 세계 에너지 안보가 변화하고 있다”는 논리와 주장을 담은 논문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리이나 침공(이후 ‘푸틴의 전쟁’)에 따라 에너지 부국으로 잘못 알려진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의 취약성이 노정됐다. 서방의 BP와 Shell 등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나고 있으며, 이들의 첨단 에너지 채굴과 이송 및 정제 기술에 의존하던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이 패닉에 빠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여 년 동안 러시아 Rosneft 등의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시도하지 않아 비교적 저효율의 에너지 생산과 수출 현황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는 이미 차세대 에너지 원천을 찾기 위해 연구개발과 새로운 에너지 채굴에 노력해 과도적인transitional에너지 안보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전문가들은 하이드로카본 생산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따라 향후 20년 동안 일일 약 1억 배럴의 원유 생산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주요 다국적 에너지 개발사들 간의 기업합병M&A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 시장 불안정, 인플레이션, 푸틴의 전쟁에 따른 미국 등 서방국가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이다. 이에 따라 많은 러시아 에너지 개발 과학자, 전문가, 투자자들이 러시아를 떠나 새로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BP와 Shell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러시아 에너지 개발사업에서 철수한다고 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미국이 깊은 땅속 퇴적암에 원유와 함께 녹아 있는 셰일가스Shale Gas를 수압으로 채취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원유와 가스 수출해 변수가 되고 있다. 이에 중동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으로 저유가를 유도하고 러시아도 천연가스 가격을 낮춤으로써 미국산 셰일가스의 에너지 시장 진입을 막아 당시 미국 셰일가스 업체가 약 1/3 가량 파산했으나, 최근 ‘푸틴의 전쟁’으로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난 3월 15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새로운 에너지 안보는 탄소중립정책과 환경오염 논란 탓도 있지만, 기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에 의존하던 유럽연합에게 새로운 대체 에너지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대부분 국가단위 에너지 거래가 주류를 이루던 과거 에너지 안보 개념으로 인해 추진이 미진했던 반면, 지난 30년 동안의 글로벌 시대를 파괴한 푸틴의 전쟁으로 인해 새로운 에너지 안보 개념 설정에 급속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이다”라고 보도했다. 궁극적으로 닉 버틀러 박사는 유럽이 원유의 30%, 가스의 40%를 의존하는 과거 에너지 안보를 이번 푸틴의 전쟁으로 향후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킬지가 연구대상이라고 지적했다.
* 출처 : United States White House, Fact Sheet, March 8, 2022; EU Commission, RE Power EU: Joint European Action for More Affordable, Secure and Sustainable energy, March 8, 2022; Project Syndicate, March 8, 2022;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March 15,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