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하 ‘푸틴의 전쟁’)이 난항에 직면해 있다. 지난 3월 15일 미국 『뉴욕타임스 국제판』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난항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에게 군사장비 지원을 요청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미국의 ‘가짜 뉴스disinformation’라며 부인하고 있다. 지난 3월 7일 미국 시카고 주재 『Project Syndicate』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정책연구소CEPS, Centre for European Policy Studies』가 평가한 러시아군의 실상을 평가한 다니엘 그로스DANIEL GROS 박사의 논문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이번 푸틴의 전쟁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비춰볼 때 실패한 전쟁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국가 의지Will가 관건이나, 해당 국가의 경제력economy과 산업기반industrial infrastructure에 의존한다”라고 정의했다. 즉, 군사력의 상대적 비교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원하는 군수와 보급 등을 책임지는 경제력과 산업능력이 더욱 중요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군은 표면적인 전력으로는 우크라이나군보다 월등히 우세하나, 러시아의 경제력과 산업기반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나토 및 유럽연합의 수준에 비해 열세다. 따라서 이번 푸틴의 전쟁은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의 경제력을 상징하는 국내총생산량GDP은 이탈리아와 같은 수준이다. 이는 유럽연합 회원국 GDP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나토 회원국들은 자국의 GDP 2%를 국방비로 책정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방비를 매년 약 0.5%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GDP 규모에 따라 유럽 안전과 평화를 위한 국방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즉, 러시아는 유럽연합 회원국 중 취약한 GDP 규모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와 유사하며, 이처럼 취약한 GDP에서 약 4%를 러시아의 국방비로 배정하고 있으나, 독일이 자국 GDP의 2.5%인 약 1,090억 불을 국방비에 배정하는 것과 비교할 때, ‘푸틴의 전쟁’의 지속 능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으로 러시아군의 부패도 문제다. 비록 러시아군이 핵·미사일과 첨단 무기 및 장비로 무장하고 있으나, 여전히 차세대 전력 개발이 더디고, 계속 연기되며, 심지어 일부는 취소되는 상황이다. 이는 국방비의 한계도 있으나, 러시아군의 부패와 관료들의 뇌물 등의 문제가 작용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볼 때, 현재 푸틴의 러시아군은 『포템킨 군대Potemkin Military』라고 볼 수 있다. 포템킨Potemkin이란, 과거 1878년 제정 러시아 시대 캐서린 2세 여제의 크림반도 방문 시에 그리고리 포템킨Grigory Potemkin 총리가 마치 러시아군이 최강의 군대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군수 및 보급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군수 지원 도시Potemkin Village를 가짜로 건설해 터키와의 전쟁 준비가 완벽한 것처럼 속인 것에서 유래된 용어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군부 지도자들은 60년 전의 뼈아픈 사례를 교훈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시와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면, 러시아 공군이 우크라이나 공군보다 약 10배나 많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어 전쟁 초기에는 기선을 제압하는 듯 보였으나, 점차 조종사의 숙련도가 점차 노출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지휘시설을 정밀타격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즉, 양적 우세만 보였지, 이후 후속조치에서는 매우 실망스런 전투력을 보였다. 이는 푸틴 러시아군의 포템킨 양상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군사 전문가들도 대부분 러시아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이번 전투에 임할 수 있는 충분한 비행 훈련과 연습, 공중 정밀타격 기량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러시아는 군수 보급 지원이 없는 실정이며, 이는 또 다른 ‘포템킨’ 양상이다. 러시아 군수산업 시설들은 푸틴의 전쟁에 대비해 충분한 자원resource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작전완전성을 위한 후속 군수지원이 매우 취약했다. 마지막으로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에 사이버 공격을 했으나, 이를 예측한 미국 내 기업의 선제적 대응으로 실패했다. 미국 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사이버 공격이 우려되는 IP와 App 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스페이스엑스SpaceX는 기지국 중심의 SNS를 신속히 위성 중심의 SNS로 전환해 미국과 나토, 우크라이나 간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도록 했다. 가장 심각한 ‘포템킨’ 양상은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 내 군수산업들이 후속 물자를 추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전에 충분한 전쟁 물자를 준비하지 못한 러시아의 상황을 볼 때, 푸틴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게 되면 더욱 심각한 포템킨 양상을 보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로스 박사는 푸틴 대통령이 과거 제정 러시아의 캐서린 여제와 같이 러시아군을 잘못 판단했다면서, 이는 향후 러시아에 심각한 경제난으로 이어져 푸틴 정권regime 몰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출처 : Washington Post, March 3, 2022; Project Syndicate, March 7, 2022;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March 15, 2022.
